장성 전통 옹기 공방 <창아트> 대표
소형 다기부터 대형 조형물 등 제작
종교·전통·현대 아우르는 표현력 펼쳐
나주 박물관, 현대 백화점 등에 납품

전라도 옹기 성형 ‘채바퀴 타렴’으로
전통 옹기 명맥 잇는 장인 정신 무장
옹기 굴뚝(연가) 등 옹기 용도 벗어나
현대적 감각 더해 작품으로 재창조

정희창 작가는 도자공예, 목공예, 금속공예를 활용해 전통과 현대적인 감각을 아우르며 옹기의 활용도를 나날이 넓여가고 있다. 사진은 옹기로 만든 고릴라 조형물과 정희창 작가.

며칠전 유튜브에서 우연히 한국인의 밥상 '이열치열 以熱治熱 구이의 재발견'편이 눈길을 사로 잡았다. 영상에서는 옹기를 이용한 맛있는 구이 방법 뿐 아니라 옹기의 전통을 잇고 있는 장성 <창아트>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지역 예술가를 발견한 기쁨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옹기 장인을 만나기란 쉽지 않았다. 몇번의 시도 끝에 간신히 연락이 닿아 찾아간 백계2리 입구 오른쪽에는 옹기 공방임을 알 수 있는 커다란 항아리가 푸른나무 아래 당당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창아트 주차장으로 들어서자 한쪽에서 여러 명의 젊은이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작품 활동에 매진하는 모습이 보였다. 도착 알림과 함께 마주한 정희창 작가는 이른 아침부터 이어진 일을 증명하듯 약간의 흙과 함께 따스히 다가왔다.

전통 옹기의 맥을 잇기 위해 창립한 <창아트>는 옹기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활용도를 넓혀가고 있다. 장성<창아트>의 대표이자 제자·동료 작가들과 함께 제2의 옹기 문화를 만들고 있는 정희창 작가를 만나봤다.

“옹기의 전통을 이어나가며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 옹기의 활성화를 통해 제자들이 옹기 장인으로서 삶의 기틀을 마련 할 수 있도록 자리를 잡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정희창(51) 옹기 작가의 말이다.

정희창 작가는 옹기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창아트의 대표이자 옹기장인으로 지난 19일 KBS 한국인의 밥상에서 화덕구이용 옹기를만든 옹기 장인으로 소개됐다.

창아트는 전통문화와 공예의 뿌리인 옹기를 이어기가 위해 나창혁 작가와 함께 창립한옹기 공방으로 옹기의 전통을 이어가며 쓰임새 있는 창작물을 창조해 사람들에게 수공예의 가치를 전달 하는 것이 목표다.

창아트 작품의 폭은 굉장히 넓다. 3미터가 넘는 대형 항아리부터 다기, 단지, 접시, 컵, 캔들 워머 같은 소형 생활자기, 예술성을 가미한 벽화, 대형도자 조형물 등을 제작한다.

창 아트에는 입구부터 고릴라 조형물과 대형 항아리, 옹기 굴뚝 등 작가들의 작품들이 놓여져 있으며 그중 수만점의 작품이 정희창 작가의 손길에서 탄생했다.

창아트에서 나온 작품들은 한향림옹기 박물관, 국립나주박물관, 광주 세계김치축제, 백양사, 목동 현대백화점 등 다양한 곳에서 만날 수 있으며 작품의 영역은 종교와 전통, 현대를 모두 아우른다.

많은 작품 중 대형 작품들과 특수 작품들은 4명의 제자들 또는 창아트를 같이 창립한 나창혁 작가와 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무르릉 테이블
특히 물흐르는 테이블(무르릉 테이블)은 정희창 작가와 옹기의 대를 이어가고 있는 제자들의 도자공예, 금속공예, 목공예 기술이 모두 어우러진 작품으로 나무의 자연스러운 굴곡을 그대로 보전하며 흙, 나무, 물을 아름답게 표현한 테이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정희창 작가가 지금은 이용가치가 사라져버린 소라(소래기, 옹기의 한 종류)의 쓰임을 다시 살려 내기 위해 창작했다.

창아트의 작품들은 100% 주문 생산을 통한 수작업으로 탄생한다. 이에 창아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김치 장독대의 경우 발효성이 남달라 많은 주문이 오간다.

지금은 아름답고 독창적인 작품들을 창조하는 옹기 장인으로써 자리매김했지만 원래 정희창 작가의 꿈은 달랐다.

“어릴 때 부터 대학교 입학할 때까지 저의 꿈은 화가였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해 고등학교도 예고를 졸업했죠. 그러다 대학교를 전남대 도예과를 우연찮게 들어가게 됐습니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도예에 큰 흥미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화가가 꿈이었던 정희창 작가가 도예의 세계로 빠져버리게 된 것은 ‘옹기 콘솔전’ 으로 유명한 오향종 선생님을 만나고 부터다.

“학과 수업 중 선생님의 옹기 작품 제작 과정을 보고나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날 잠을 이루지 못했죠. 계속 그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 그러다 옹기 만드는 법을 배워야겠다 결심 하고 바로 오향종 선생님께 찾아가 제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배움의 열정에 불이 붙기 시작한 정희창 작가는 오향종 선생님께 옹기에 대한 모든 것을 흡수하기 시작했고 이를 넘어 운좋게 다른 옹기 장인인 오창렬 선생님과 양승남 선생님께도 기술을 대해 배우게 됐다.

현재는 선생님들께 배운 옹기 기술들과 함께 전 세계에서 전라도에 유일하게 있는 채바퀴타렴(판장기법)을 계승해 나가고있다.

채바퀴타렴은 전라도 지방에서만 사용하는 기법으로 다른 지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코일링 기법은 옹기가 커지면 쉽게 무너져내려 오랜 시간 옹기 성형 작업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채바퀴 타렴을 사용 할 경우 빠른 시간 안에 옹기를 만들 수 있고 좀더 얇게 제작이 가능하다. 이점을 이용해 정희창 작가는 현대의 조형미가 살아있는 술병, 주전자 그릇, 찻잔 등을 만들어 내며 이색적인 옹기 용품을 만드는 등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

그중 고릴라 종이접기를 옹기로 표현한 고릴라 작품과 찻잔에 은도금 또는 자개를 더한 찻잔은 옹기에 미를 더하고 있다.

또 정희창 작가는 옹기를 옛용도로 재해석해 예술 작품으로 만드는 것에도 집중한다. 옛 옹기 굴뚝을 이용한 랜턴은 그 의미를 대표할 만큼 아름답게 밤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물레를 이용해 옹기를 빚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정희창 작가에게도 힘든 일은 있다.

“옹기가 사람들에게 실용품으로 많이 취급되다보니 문화재로서의 가치나 백자와 청자같은 예술적 가치로는 평가 받지 못해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수작업으로 하다보니 제자들과 함께 똑같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어려워 같은 물건을 찾는 손님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제자들을 비슷한 수준까지 올리는 것에 공들였습니다”

4명의 제자들은 각자 도예교육을 통해 인연을 맺어 자신의 꿈을 이어갈 또 다른 꿈이 됐다. 정희창 작가는 제자들이 안정적인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삶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날로 깊은 멋과 세련됨을 더하는 ‘창아트’

그와 창아트의 작가들 손안에서 변화될 옹기의 새로운 바람이 기대 된다.

옹기로 만든 작품들이 덩쿨 벽 앞에 놓여져 있다.
옹기로 만든 찻잔 셋트.
옹기로 만든 화덕과 조명의자.
연가
창아트 입구에 커다란 옹기 작품이 놓여져 있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가(향등)
옛 옹기 굴뚝인 연가를 이용한 옹기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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