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이 간부공무원의 성희롱 의혹으로 시끄럽다. 연말에 따뜻한 소식들이 넘쳤으면 하는 바람이 많지만 우리 주변은 따뜻함보다 시끌벅적함이 넘쳐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간부공무원이 평일에 휴가를 내고 출근을 하지 않았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자신이 근무하는 부서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여성을 자취방으로 불러 심심하니 같이 놀자고 했다는 것이다.

간부공무원 A씨는 사무실 밖으로 나와 전화를 달라는 문자를 하며 몸이 좋지 않으니 와달라는 것이다.피해 여성은 A과장이 알려주는 주소로 갔고, 자취방에 있는 A과장이 손을 잡으려 했지만 그냥 방에 앉았다고 한다.

상식적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출근한 여성을 자취방으로 불러 심심하니 오늘 같이 놀자고 했다는 것인데, 전후 사정은 모르겠지만 여성으로서는 충분히 성적 수치심을 불러올 수 있는 말이 아닐 수 없다.

A과장은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성희롱에 대한 부분은 답변하기 어렵다’며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피해 여성은 2차 피해도 호소하고 있다.

이 사건을 조사했던 담양인권지원센터는 ‘부서직원이 다가와 이 사건을 고소할 것인지 물었는데 이는 2차 가해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A과장이 자취방으로 부른 사실은 인정하고 있는 만큼 부적절한 지시가 있었던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함평군청은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한 ‘성희롱 고충 심의위원회’절차를 거쳐 A과장에 대한 징계를 검토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피해자가 A과장의 행동에 대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하고 있고, 근무시간에 혼자 있는 자취방으로 부른 사실은 확인이 된 만큼 조사 후 징계위원회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A과장의 업무에서 배제는 불가피해 보인다.

물론 A과장이 어떤 의도로 자원봉사여성을 불렀고, 자취방에서 어떤 대화나 행동들이 있었는지, 업무와 연관성이 있는 것인지 등 명확하고도 진실된 조사는 필수조치이다.

미리 섣부른 판단을 내릴 수는 없다. 본인은 어떤 생각이었는지 모르나 간부공무원으로서 부적절한 지시였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전남지역 여성단체들이 가해 공무원에 대해 파면을 촉구하고 있고, 그동안 함평군에서 성희롱 관련 뉴스들이 연이었던 만큼 빠른 조치는 피할 수 없겠다.

함평군청은 지금 군의 수장인 군수가 공석인지 오래다. 꼭 군수의 부재가 이유일 수만은 없겠지만, 여러 조사에서 함평군의 평가는 최하위를 도맡아 시피 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정부합동평가에서도 함평군은 장성군과 함께 전남 22개 시·군에서 꼴찌권에 자리했다.

정부합동평가는 정부업무평가 기본법에 따라 24개 정부 부처에서 참여해 국가위임사무와 국고보조사업, 국가주요시책 등의 추진상황 등을 평가해 연1회 발표하고 있다.

함평군은 책임군정을 운영한다고는 하지만 군수가 있을 때와는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이런 때일수록 함평 군청의 간부공무원들은 혼연일체가 되어서 함평군민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군정을 이끌어야 되지 않겠는가.

그 길이 군수 공백에 따른 상실한 군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할 수 있을 것이고, 간부공무원으로서 마땅한 처신일 것이다.

연말연시를 맞아 나비의 고장답게 소망이 날고, 정이 넘치는 따듯한 소식들이 넘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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