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싼다고 더럽다며 때렸다”
얼굴·손·다리 등 전신 멍 자국
A요양원 원장, 사실 전면 부인
경찰·군·전문기관 전수조사 나서

백 씨가 머물던 A요양원에서 학대 때문에 생긴 것으로 보이는 멍 사진. 이 같은 멍과 손톱자국이 백 씨 얼굴, 팔, 등, 허벅지, 사타구니, 다리 등 온몸에 퍼져있다. <백 씨 아들 이 모씨 제공>

<속보> 장성 지역의 한 요양원에서 입원 중인 노인을 학대·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해당 요양원은 사실 무근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경찰서는 A요양원에 입원 중이던 백 모(94)씨가 이 시설 요양보호사에게 학대를 받았다는 가족의 주장에 따라 조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백 씨의 아들 이 모(57)씨는 최근 A요양원에 있던 백 씨가 머리, 등, 무릎, 사타구니, 손 등 전신에 멍 자국과 다친 흔적이 있어 노인 학대 여부를 확인해 달라며 10일 장성경찰서에 고발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백 씨가 A요양원을 퇴소하고 지역 내 다른 요양원으로 전입을 하는 과정에서 가족이 욕창을 확인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히다가 백 씨 몸 곳곳에 크고 작은 멍 자국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가족은 백 씨가 지난 2017년 9월 A요양원에 입소하고 2년이 채 안 됐는데 면회시 항상 곳곳에 멍 자국이 있고 사람을 보면 두려워하는 등 입소 전과는 행동이 달랐다고 밝혔다.

이상 행동을 감지한 아들 이 씨는 지난 8일 새벽 6시30분경 A요양원을 방문했다. 이날도 백 씨의 얼굴과 손등에는 손톱으로 할퀴고 뜯긴 상처가 있었다.

이 씨가 “어떻게 된 일이냐”며 요양보호사에게 묻자 “주사 바늘로 인한 멍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불안한 마음에 퇴소를 결정한 후, 백 씨를 다른 요양원으로 전입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

백 씨는 온갖 상처와 멍 자국에 대해 “그 잡년(요양보호사)이 내가 자꾸 똥 싸고 오줌 싼다고 더럽다며 꼬집고 때렸다”라고 말했다.

백 씨는 현재 광주 K병원에서 머물며 안정을 취하고 있다.

백 씨를 검진했던 K병원 의사는 “단순히 넘어지거나 부딪혀 생길 수 없는 상처다. 멍 자국으로 봤을 때 장기적으로 발생한 물리적 다발성 타박상이다”라고 소견했다.

하지만 행위를 가한 것으로 의심되는 요양보호사와 요양원 측은 폭행이나 학대를 하지 않았다며 부인하고 있다.

A요양원 원장은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니 조사 결과가 나오면 알지 않겠느냐. 우리 요양원에서는 학대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장성경찰서와 장성군, 전라남도노인학대예방센터는 13일 A요양원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섰다. A요양원 원장, 같은 업종 종사자, 행위가 의심되는 요양보호사, 피해자와 함께 지낸 입소자 등에게 사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박대근 장성경찰서 수사과장은 “노인학대전문기관과 전수 조사를 마친 뒤 폭행·상해·학대에 대한 진위여부를 가릴 계획이다”며 “조만간 요양원 원장과 해당 요양보호사 등 관계자들을 상대로 소환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전라남도노인학대예방센터 관계자는 “오는 28일 8명의 전문위원으로 위촉된 사례판정위원회를 열어 현장 확인 결과를 통해 학대 여부를 판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백 씨가 머물던 A요양원에서 학대 때문에 생긴 것으로 보이는 멍 사진. 이 같은 멍과 손톱자국이 백 씨 얼굴, 팔, 등, 허벅지, 사타구니, 다리 등 온몸에 퍼져있다. <백 씨 아들 이 모씨 제공>
백 씨가 머물던 A요양원에서 학대 때문에 생긴 것으로 보이는 멍 사진. 이 같은 멍과 손톱자국이 백 씨 얼굴, 팔, 등, 허벅지, 사타구니, 다리 등 온몸에 퍼져있다. <백 씨 아들 이 모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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