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마룰라의 두 얼굴

현지삼촌과 단원이 마룰라를 담고 있는 모습.

지부가 있는 곳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마할라페(Mahalapye) 마을에 무전여행을 가기 위해 필자와 단원 2명, 현지인 아메 삼촌이 함께 배낭을 챙겨 지부를 벗어났다.

새로운 곳에 간다는 설렘으로 힘차게 내딛었던 발걸음도 잠시 몇 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탓에 몸도 마음도 지치고 말았다.나무 그늘 밑에 앉아 어깨를 무겁게 했던 배낭을 내려놓고 잠깐의 휴식을 가지고 있는데 옆에 있던 현지 아메 삼촌이 “얘들아, 내가 깜박하고 화장실에 물통을 두고 온 것 같아. 금방 가지고 올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라고 말했다.

얼마 되지 않아 저 멀리서 아메 삼촌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허겁지겁 뛰어왔다. 그런데 삼촌 손에는 물통이 아닌 왕사탕 크기의 매실 비슷하게 생긴 열매를 두 손 가득 들고 왔다. 필자와 단원들은 물통을 찾았는지 보다 삼촌이 들고 있는 이 열매를 먹을 수 있는 것인지에 더 관심이 쏠렸다. “아메 삼촌, 이게 뭐예요? 먹을 수 있는 거예요?”라며 필자가 아메 삼촌에게 물었다. 아메 삼촌은 씩 웃으며 말했다. “이건 ‘마룰라’라고 하는 열매인데 지금 이맘때가 제일 맛있을 때야. 다들 하나씩 먹어봐”라고 말했다.

필자와 단원들은 먹을 수 있는 양식이 생겼다는 사실에 환호성을 질렀다. 이로 껍질을 까서 먹는데 마룰라의 씨가 열매의 90%를 차지했다. 크기에 비해 먹을 게 별로 없었지만, 그만큼 맛있었다. 체리사탕과 파인애플사탕을 섞어 놓은 듯 한 맛이 났다.

반대편에 마룰라가 많이 열려 있다는 아메 삼촌의 말에 필자와 단원들은 그곳으로 황급히 향했다. 거기에 오래되 보이는 마룰라 나무에 마룰라들이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필자와 단원들은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만큼 마룰라를 담았다.

필자와 단원들은 마룰라가 이렇게 많은데 왜 사람들이 안먹냐고 묻자 아메 삼촌은 “예전에는 아이들이 달고 맛있어서 사탕처럼 많이 먹었는데, 먹다가 씨가 목에 걸려서 죽는 사고가 많았어”라며 “마룰라의 씨 크기가 사람 목구멍 크기와 똑같거든. 그래서 한번 목에 걸리면 잘 빠지지 않아. 너희도 먹을 때 조심히 먹어야 돼”라고 말했다. 달콤함 뒤에는 마룰라의 무서운 사실이 숨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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