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홍준 의학박사

사람들의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지면 병이 많아진다. 병이 많으니까 약을 많이 쓰게 된다.

약을 쓰면 병이 나을까? 반생태적이고 반자연적인 문명의 구조가 바뀌어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곧 생명의 농업, 생명의 의학이 돼야 하는 것이다.

서양의학의 시조인 히포크라테스와 근대 의학의 시조인 파라셀수스가 가르치기를 의사란 병증만을 고치는 기술자가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교사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분들이 왜 이런 이야기를 강조하엿는지 나는 그동안의 임상 경험을 통해서 깊이 느끼고 있다.

현대 서양의학은 뛰어난 진단 기술, 죽을 사람도 살릴 수 있는 놀라운 응급의료, 마취와 외과학의 발전, 예방의학과 공중보건의료의 향상 등 탁월한 장점이 많다.

반면에 병의 증세만을 약물로 억압할 뿐 그 원인을 치료하지 못하는 비효율성과 치명적인 약점도 함께 가지고 있다.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의료인, 의료 소비자, 나아가서는 모든 사회 구성원이 관심을 가지고 심도 있는 사회적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늘 생각하고 있다.

지금의 의료 제도는 의료기관에 찾아오는 환자 수가 많아야하고, 환자들에게 많은 투약과 의료 행위를 하지 않으면 운영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따라서 이 시스템 속에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집단과 개인들은 더 많은 의료 행위와 약을 쓰고 싶은 유혹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오늘날 환자들의 열 중 여덟아홉은 식생활과 같은 생활 습관과 라이프스타일만 바꾸면 더 이상 약을 쓸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다.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는 약을 잘 써야 되겠지만, 대부분의 환자에게는 건강을 돕기 위해서 참으로 해야 할 일은 약을 끊게 하는 것이다.

국가와 건강보험공단은 약을 많이 쓰지 않고도 의료기관이 잘 운영될 수 있는 좋은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환자들의 생활양식과 습관을 바꿔 병을 쉽게 고칠 수 있는 의학적 방법들을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다.

의료인들로 해금 이러한 생활 습관 요법이나 상담 치료, 건강 교육 프로그램 등을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고 그에 합당한 의료비를 지불해 주는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

꿈같은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할 수만 있다면 국가가 의료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의료기관도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약의 소모가 줄어들게 되면 제약회사의 약국의 경영은 어떻게 해야 할까? 생리 활성화 물질, 해독과 면역 증진, 그리고 영양 개선 등 생태주의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건강 증진 제품들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등 여러 가지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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