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정 김민자 작가 첫 개인전
수묵담채 작품 38점 전시
영광산림공원서 19일부터
내달 13일까지 방문가능

“줄탁동시(啐啄同時). 줄(啐)은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 쪼는 동작을, 탁(啄)은 어미 닭이 알 밖에서 도와 쪼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승님과 주변의 도움으로 알을 깨고 나와 꿈을 꾸듯 내면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드리게 됐습니다.”

영광 문화아카데미에서 만난 김민자씨가 설명했다. 효정 김민자 작가의 ‘줄탁동시(啐啄同時)’ 첫 개인전은 영광산림공원 전시장에서 19일 부터 내달 26일 동안 열린다.

작가의 첫 대작 '행선을 떠나다'
입구에 들어가 사람들의 시선을 가장 잡는 ‘행선(行禪)길을나서다’는 작가의 첫 대작으로, 옆에 적힌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오온이 공한 것을 비추어보시고 온갖 괴로움에서 벗어나느니라’ 라는 뜻을 작품을 준비하며 몸소 느꼈다고 한다.

“이 작품은 졸업작으로 스승님과 함께 만든 첫 대작입니다. 스승님의 가르침으로 불상의 모습을 탐구하며, 내면을 탐색하는 과정을 거쳤죠. 불교 미술을 시작하며 처음으로 내딛은 저의 방향이기도합니다.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죠. 이 작품은 수묵화 처럼 물을 섞어 만든 작품으로 처음 방향과 엇나 갔을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밖에 없어 고생을 많이 했죠(웃음). 하지만 불교의 뜻처럼 곧 마음을 비우고 다시 시작한 애착있는 그림입니다.”

김 작가는 어려서 부터 그림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독학을 했으나, 결혼 후 까지 본격적인 미술을 배우진 못했다. 자식을 키우고 봉사를 하다 보니 어느새 50이 됐다.

“나이는 들었지만 배움에 대한 욕구는 멈춰지지 않더라고요. 불자가 되고 우연히 복지회관에서 서예를 배우다 만학의 꿈을 키웠어요. 그러다 만학도가 많다는 호남대에 유명한 선생님이 계시다는 것을 알고 2017년에 편입하게됐죠. 그렇게 스승님을 만나게 됐어요.”

대학에서 만난 스승님은 더이상 여제자를 들이지 않으려 했으나, 김 작가를 보고 하나 둘 그의 기술을 가르쳐주시기 시작했다.

“졸업전에 스승님께서 제가 불자인 것을 아시고는 화집을 던져주시며 그려보라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홀로서기를 바라신거죠. 그 능력을 전수하기보다 제자의 방향을 잡아주려하시는 모습을 보고 이 기회를 놓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림에 뛰어들었어요”

졸업 후 4년간 매 주마다 며칠 씩 광주에 올라가 석주화실에서 공부하면서 수묵과 채색 등 다양한 조형어법과 미술이론 등 실기를 단련한 김 작가는 불교미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처음은 기술적인 것에 초점을 뒀으나, 시간이 지나며 불교미술의 매력은 그림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또, 모든 기존의 틀을 따르는 것도 좋지만 틀을 벗어나는 것도 하나의 예술이다라는 것이 김 작가의 말이다.

“제가 도록을 준비하면서 기존에 서 벗어난 일을 많이 했어요. 클래식을 들을 때 어떤 배경에서 어떤 심경으로 작곡을 했는지 알면그 음악이 다르게 들리죠. 그렇게 생각을 하다보니 어떤기존의 틀에서 벗어나는 것도 예술의 한 부분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제 도록에는 어떤 마음으로 그렸는지를 담았어요. ”

그는 앞으로 캘리그라피,태화, 민화 등 다른 미술 장르를 섭렵해 불교 미술에 적용해 나가는 것이 꿈이다.

김 작가는 “첫 전시회라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저의 내면을 찾는 여정을 개인전에 담았다”며 “방문객들께서 작품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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