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말에 등장한 코로나 바이러스 시대가 종말을 맞았으면 좋겠다. 바람이지만, 이러한 기대는 보기 좋게 빗나가고 ‘델타’ 변이까지 등장하면서 꺼져갈 것 같은 코로나 정국은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백신이 등장할 때만 해도 마스크를 벗어 버리고 예전 자유롭던 시절이 곧 올 줄 알았다. 극장에서 팝콘을 들고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고, 직원들과 자유롭게 회식을 하는 시간을 기대했다.

여권을 들고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자유롭게 여행을 하는 시대가 곧 돌아온다는 희망 속에 백신 접종은 가파르게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변이 바이러스들이 속속 튀어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 19 변이 바이러스에 새로운 명칭을 붙이고 있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알파’로 부르고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는 ‘베타’ 그리고 가장 큰 피해를 일으키고 있는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는 ‘델타’란 이름이 붙었다.

영국 통계청(ONS)은 지난 19일까지 1주일간 신규 감염자 수가 15만3200명인 것으로 추산했다. 1주일새 29% 증가한 규모다. 이전까지는 증가율(7%)에 비하면 최근 다시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이다.

영국 내 신규 확진자는 1월 초 6만8000여명까지 늘어났다가 지난달 초 1,000명대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감염성이 빠르고 강한 인도 델타형 변이 코로나의 확산되면서, 재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성인 83.7%가 1차 접종을, 2차 접종까지 마친 비율은 61.2%나 된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델타 변이에 따른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한 것은 느슨해진 방역에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축구의 나라답게 축구 경기장의 모습에서 방역 규칙을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런던에선 정부의 봉쇄 조처와 백신 접종에 반대하는 시위까지 벌어졌다.

수천 명 규모의 시위대는 런던 시내를 행진한 후 의회 광장에 집결해 국회의사당 담 너머로 테니스공을 던지며 항의했다고 한다.

우리 정부는 오는 7월1일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를 발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과 확진자 증가세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확진자 수를 고려하면 수도권은 2단계, 비수도권은 1단계로 지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거리두기가 적용되면 기존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지침, 밤 10시 영업제한 등이 완화된다.

1단계에서는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사라지고, 운영시간 제한도 없다. 2단계에서는 8명까지 모임이 가능하고, 유흥시설, 카페, 식당 등은 자정까지 운영 가능하다. 단, 수도권의 경우 일단 첫 2주간은 6명까지로 제한되고 이후 8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가 유행하는 국가, 확진자 유입이 많은 국가에 대해서는 방역강화국가로 지정해 입국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현재 델타 변이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현재 인도발 입국자에 대해서는 입국 즉시 진단검사를 받고 '음성'이 확인되더라도 7일간 시설에서 격리하고 이후 7일간은 자택 등에서 자가 격리를 이어가도록 하고 있다.

백신 접종이 80%를 넘었는데도 확진자 수가 2만명에 이른다면 백신이 만병통치약이 되지는 못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의 이른바 돌파감염 소식도 들린다.

쫓고 쫓기는 게임이 됐고, 잡고자 하는 쪽과 살아남으려고 하는 쪽의 게임이 됐다. 카멜레온은 주변의 색으로 변색하는 놀라운 기술이 있다. 포식자들에게서 살아남기 위한 기술이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도 살아남기 위한 기술을 터득하고 있다. 어느 수준까지 도망가고 변형될지 모른다. 싸움의 승패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형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백혈구의 방어능력이 언제 완성되느냐에 달려있다.

세계 모든 곳이 함께 안전해져야 비로소 끝나는 게임이 아닐까.

저작권자 © 우리군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