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여성봉사대 대장 이현임씨

영광 여성봉사대 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현임씨가 자택 꽃밭 앞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이 씨는 김순복씨, 오서윤씨, 이옥자씨, 원순자씨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영광군 대하길에 위치한 골목 한 주택. 문을 열자 강아지가 짖는 소리와 함께 알뜰히 심어놓은 고추와 화분 넘어 이현임(64)씨가 반갑게 맞이했다.

“추천받아 깜짝 놀랐습니다. 얘기라도 해줬으면 알았을 텐데 인터뷰 요청 전화를 받고 알았어요. 신문에 제 이야기가 나왔지만 봉사활동으로 바빠 몰랐습니다. 오늘도 아침에 법성포에서 환경정화 활동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네요.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주 임현택씨의 고맙다는 인터뷰에 자신이 한 것은 별로 없다며 이 씨는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영광 묘량면이 고향인 이 씨는 모량초등학교를 나온 지역 토박이다.

이 씨는 6남매의 차녀로 태어나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남달랐다. 특히나 6남매를 키우면서 힘들게 농사를 짓는 어머니에게 마음이 많이 갔다.

이 씨는 고생하는 어머니가 안타까워 초등학교 졸업 후 어머니를 따라 농업에 뛰어들었다. 새마을 운동의 일환으로 이앙기 경운기 교육을 받기도 하며 농업에 10대와 20대의 청춘을 다 바쳤다.

그러다 25살이 돼 남편을 만나 영광에 정착하며 고생하는 삶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이 씨의 삶은 영광에 정착한 후에도 남편과 아이들의 삶에 맞춰 돌아갔다.

아이들이 중요했고 남편이 중요했다. 어느 어머니가 그렇듯 가족을 위해 자신이 하고픈 것은 생각하지 않고 살았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생활에도 안정이 찾아올 무렵, 이 씨는 요양보호사 자격에 도전했다.

“처음에는 어머니를 모실 생각에 요양보호사 자격증에 도전했죠. 다행히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셔서 어머니를 모시는 마음으로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청람원에 취직해 요양보호사로 살아가는 동안 이 씨는 부모님을 모시듯 어르신들을 챙겨 다들 고마워했다.

어르신들을 돌보며 힘들긴 했지만 기뻐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꼈던 이 씨는 눈에 닿지 않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20년 전에 아는 분이 의용소방대에 추천을 해주셔서 소방대원으로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했어요. 힘들겠다거나 어렵겠다는 생각은 안 했던 것 같아요. 그냥 하겠다고 했어요. 제가 이런 활동을 하면 누군가는 이어받아 남을 돕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 씨는 의용소방대를 시작으로 바르게 살기, 환경감사단, 새마을부녀회, 안전연합회, 주부교실, 여성봉사대 등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며 지역 주민들을 위해 몸 바쳐 살았다.

특히나 이 씨는 의용소방대를 하며 “지역에 재난이 닥칠 때 먼저 도울 수 있어 보람이 컸다”고 말했다.

봉사를 하며 고마운 인연도 많았다. 이 씨는 그중 김순복씨, 오서윤씨, 이옥자씨, 원순자씨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이들과 인연을 맺은 것은 각각 주부교실과 의용소방대 봉사활동을 통해서이며, 원 씨는 이 씨의 올케이자 봉사대 동료이다.

이 씨는 이들과 함께 봉사하며 땀을 흘리는 동안 마음이 가까워져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됐다. 특히 이 씨가 2016년에 자택에서 사고로 허리를 다쳐 거동도 못 했을 무렵 동료들에게 힘을 많이 얻었다.

“한번 1번 척추를 다쳐서 거동도 못 했어요. 지금도 후유증으로 허리랑 무릎이 많이 아파요. 마음과 몸이 많이 지쳤었는데 1년간 저를 돌아봐 주면서 걱정하는 모습들에 감동을 받았어요.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더라도 항상 안부를 묻고 연락하면서 함께 이겨낼 수 있게 힘을 줬기에 다시 이렇게 봉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씨는 나이와 봉사를 떠나 항상 함께해주는 고마운 분들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플때 곁에 있어 주는 것만큼 위로가 되는 것이 없었어요.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웠어요. 앞으로도 봉사활동도 하고 정도 나누면서 잘 지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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