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전성옥·김양근씨

이 숙 작가로부터 고사미 바통을 이어 받은 전성옥·김양근 부부가 미소짓고 있다. 부부는 영광 불갑면에서 공동생활가정 ‘드림아이’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모래놀이 상담센터장 신성수씨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지난주 이 숙씨로부터 고마운 마음을 전해 받은 정형택씨가 개인사정으로 인터뷰를 고사해 이 씨가 추천한 다른 이로 고사미를 이어갑니다.

영광 불갑저수지를 눈앞에 두고 작은 밭과 농장이 햇살 담아 반짝거리는 산자락에서 전성옥(51)씨와 남편 김양근(45)씨를 만났다.

전 씨는 고창 출신으로 영광이 고향인 남편을 만나 불갑면에서 함께 그룹홈(공동생활가정) ‘드림아이’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 딸, 아들, 입양한 아이, 그룹홈 시설에서 키우고 있는 아이들 3명과 저희 부부를 합하면 총 10명이 같이 살고 있네요.”

부부는 2002년 영광 법성포 사회복지시설 ‘새생명마을’에서 만났다. 김 씨는 10대에 부모님을 잃고 보육시설에 들어갔다.

전 씨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었는데 당시 이곳 시설 교사로 봉사활동을 왔다가 김 씨를 만나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

슬하에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두고 6명의 위탁자녀들을 키우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사니까 항상 젊게 살게 되네요. 대가족이 같이 모여 맛있는 간식을 먹으면서 깔깔거리고 웃는 ‘한 컷’이 너무 행복하고 좋아요.”

부부는 서울에서 살다가 2012년 영광으로 귀농했다.

영광에 온지 얼마 안 돼 지인의 부탁으로 3살 된 아이를 5~6개월 키우다가 입양해서 지금까지 키우게 됐다. 그때부터 계속 위탁 아동, 무연고자, 학대 피해 아동들이 이들 부부와 부모 자식의 연을 맺었다.

어려움에 처한 더 많은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김 씨 부부는 이렇게 2019년 공동생활가정 ‘드림아이’를 만들게 됐다.

“우리 아들(고2) 딸(중2)이 위탁 자녀들을 돌보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어요. 그림그리기, 종이접기 수업 등 여러 가지로 엄마 아빠를 도와 이 일에 함께 해주고 있어요.”

부부는 책 읽고 글쓰기를 좋아해 문학반에서 공부를 마치고 동산문학 시인으로 등단했다.

그 덕에 8명의 아이들도 덩달아 시를 쓰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

“글을 잘 쓰는 아이들이라 다같이 ‘가족시집’을 발간하고 싶어요. 그리고 아이들이 20세가 되면 시설을 나와 자립해야하는데 걱정과 두려움이 많아요. 저희는 이 아이들의 가족이고 울타리가 돼 같이 살 수 있는 집도 지어주고 함께 쉴 수 있는 가정을 만드는 게 꿈이에요.”

선행을 일삼는 부부가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은 분은 모래놀이 상담센터장 신성수씨다.

여러 차례 엄마에게 버림 받은 경험이 있는 첫 번째 위탁아이를 키우면서 힘들 때가 많았는데 그때 신 씨의 도움을 받았다.

아이 상담을 받으러 광주까지 가기가 힘들었는데 우연히 영광에 있는 상담센터를 발견했고 그때부터 신 씨와 인연을 맺게 됐다.

“센터장님이 우리 부부와 위탁 아동들 상담을 정말 잘해주셨어요. 바쁘다보니 친 딸과 아들에게 신경을 많이 못써줬는데 그 부분까지 세밀하게 살피시고 일일이 챙겨주셨어요.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신 씨는 드림아이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낮이든 밤이든 언제든지 전화하면 무료로 상담을 했다.

전 씨는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숱한 어려움들을 만나는데 그럴 때 마다 신 씨가 앞장서서 도와주고 해결해줬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신 선생님을 너무 좋아해요. 최선을 다해서 아이들을 도와주시고 자주 찾아와 주셔서 같이 이 일을 하는 것 같아요. 든든하고 감사해요.”

아이들을 키우면서 어려운 것 보단 행복하고 즐거운 게 더 많다는 부부와 8명의 아이들에게 신 씨는 커다란 버팀목이 됐다.

“신성수 선생님, 지금처럼 계속 지도 편달 바랍니다. 더 많이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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