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이 숙 작가

이 숙 작가가 정형택 시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수줍게 미소지었다.

“평생을 일 만하며 아이의 엄마로, 손주들의 할머니로만 살 줄 알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글을 통해 상도 받고 원고료도 받아요(웃음)”

영광군 묘량면이 고향인 이숙(66)씨는 젊은 시절 남편을 만나 슬하에 세 자녀를 뒀다. 글을 만나기 전까지 일평생 농사일을 하며 가난을 겪어왔다.

그러다 2015년 검정고시를 보고 난 후 글 욕심이 생겼다. 글을 쓰고 있는 열정은 넘쳤지만 아는 것이 없었다.

이 씨는 2016년부터 글을 조금씩 쓰기 시작하면서 수필 작가로 등단했다. 이후 상사화축제 수필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다양한 수상 이력을 쌓은 작가로 변신했다.

수필작가가 되기까지는 정형택 시인의 권유로부터 비롯됐다.

이 씨는 우연히 한 신문사의 문학반 모집 광고를 발견해 영광문학반에 참여했다.

“(신문사) 모집 광고를 보고 찾아갔는데 거기서 정형택 시인님을 처음 만났어요. 정 시인님이 영광문학반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주고 계셨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시인님께서 제가 나온 묘량중앙초등학교 선배님이셨더라구요.”

이 씨는 정형택 시인이 이끄는 영광문학반 4기로 참여해 글을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다.

그 당시 참여 연령은 40대부터 70대에까지 다양했음에도 불구하고 정 시인은 모두가 이해하기 쉽게 가르쳤다.

배움의 열정이 정 시인에게도 전달됐을까. 정 시인은 이 씨에게 수필을 써 보라고 여러 차례 권유했다.

“‘나같은 사람이 감히 글을 쓸 수 있을까’ 그런 생각에 너무 부담스러웠죠. 정형택 시인께서도 우리나라 100대 시인 안에 드시는 분이시잖아요. 초등학교까지만 졸업한 나같이 늙은 사람이 어떻게 이런걸 했겠어요. 제가 정 시인님 만나 작가라는 호칭을 얻게 돼 항상 감사하죠.”

이 씨는 수필을 쓰기 시작해 이제는 70세의 나이에 ‘이숙 작가’ 이름으로 책을 출판해 근사한 출판기념의 꿈을 꾸게 됐다.

이 씨는 ‘삭신이 녹아 내려앉을 때까지 일만 하다가 끝날 인생을 문학의 눈을 뜨게 해 작가란 이름으로 새롭고 보람된 삶을 살아가게 해주신 정형택 시인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올립니다’ 라고 감사의 표현을 글로 직접 써내려 갔다.

“작가님 건강이 안 좋으셔서 걱정이에요. 항상 건강하시고 우리 영광 문학인을 위해 오래 계셔야 해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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