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후반 호남지방 불화 대표…의겸 화풍 계승

백양사 아미타여래 설법도

문화재청이 호남을 대표하는 고찰 백양사에서 300년 넘게 전해져온 ‘장성 백양사 아미타여래설법도’를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장성군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지난 25일 해당 문화재를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이후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의견 수렴과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최종 지정할 예정이다.

승격을 마치면 문화재 명칭도 '장성 백양사 아미타여래 설법도 및 복장유물'로 변경된다.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91호인 ‘장성 백양사 아미타여래설법도(長城 白羊寺 阿彌陀如來說法圖)’는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보물 제2066호)’의 후불탱화이다.

본존 아미타불이 여러 제자에게 불교 교리를 설법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으로, 1775년(영조 51) 백양사 극락전 아미타불상을 중수하면서 새롭게 조성한 작품이다. 크기는 가로 234.2㎝, 세로 338.7㎝이다.

제작 배경은 복장낭(腹藏囊·복장품을 넣어 탱화에 달아 놓은 주머니) 속 발원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록에 따르면 환월당 민숙이 돌아가신 어머니 봉씨와 외조모 유씨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의미로 제작했다.

제작 시기는 1775년이며, 색민을 비롯해 총 11명의 화승(畵僧·그림을 그리는 승려)이 참여했다.

18세기 후반 호남지방의 불화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안정감 있는 구도와 주제를 극대화시키는 짜임새 있는 구성, 섬세한 인물 묘사, 담채 기법을 활용한 부드러운 채색, 격조있는 색감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당대에 가장 뛰어난 화승인 의겸의 화풍을 충실히 계승하고 있다.

1775년 수화승 색민(嗇敏)을 비롯해 계헌 등 화승 11명이 참여해 그렸고, 승려 환월당(喚月堂) 민숙(旻肅)이 외조모 유씨 부부와 부모 봉씨 부부가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주문 제작했다.

승려가 이처럼 직접 대시주자(大施主者)로 나선 사례는 이례적이다.

해당 문화재는 지난 1994년 무렵 도난당했다가 2006년에 극적으로 회수했다. 이후 장성 백양사 성보박물관에서 보관하다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잠시 불갑사 성보박물관으로 옮겼다. 오는 8월께 다시 백양사로 이전할 예정이다.

장성 지역 관내 보물 지정 문화재는 '백양사 아미타여래 설법도 및 복장유물'외에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보물 제2066호)'과 '백양사 소요대사탑(보물 제1346호)', '필암서원 문적 일괄(보물 제587호)'이 있다.

유두석 군수는 "이번 보물 지정까지 장성군은 총 4점의 보물을 보유하게 된다"면서 "백양사와 함께 문화재의 체계적인 보존과 활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복장유물
복장유물
복장유물
백양사 아미타여래 설법도 복장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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