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마을학교의 당면 과제

➊ 묘량깨움마을학교가 인문학배움터를 열고 묘량면 지역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시대, 우리 아이 성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란 주제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운영 공간 부재로 인한 한계인근 광주 카페서 회의하기도군, 교육에 대한 비전 있어야협력, 조직화 형성 시간 필요교사비 지급 놓고 찬반 엇갈려학부모 교사 양성 방안 절실방과후와 차별화된 교육 마련

‘온 마을이 한 아이를 키운다’는 기조 아래 활발히 진행 중인 마을학교. 영광·장성·함평 지역에서도 각 지역의 특성과 성격에 따라 특유의 색깔과 정체성을 형성해나가며 학교 밖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소규모 마을학교 또는 마을교육공동체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학교와 마을, 지역사회, 유관기관과 상급기관 등의 협력이 유기적으로 형성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마을학교는 공염불에 그치는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마을학교는 홍보와 공간의 부족, 조직화와 협력의 미흡, 교사활동비 지급 등 성장 과정에서 여러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실질적으로 마을학교가 가지는 한계와 문제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공간의 부족’으로 인한 운영 어려움 ‘고충’

먼저 실제 현장에서 마을학교에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교사들과 관계자들은 ‘공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역민과 아동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를 해도 실질적으로 이를 실천할 공간이 마련돼 있지 않아 운영에 한계를 느끼는 것이다.권오산 솔바람 마을학교 대표는 “현재 마을학교 자체 사무실이 없어 참여 학부모들과 그동안 인근 광주의 카페에서 모여 회의를 하곤 했다. 교육청에서 운영과 관련된 사업비는 내려오지만 실제 운영하고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우리가 세우기에는 아직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지역 교육에 대한 관심 부재…입시 위주 교육 지양해야

지역의 교육에 대한 관심 부재도 화두에 올랐다. 마을학교를 떠나 지역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지역 교육에 대한 비전과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지역 교육을 살리는 게 지역을 살리는 길이라는 데에 비롯한 것이다. 또 교육청은 입시 위주의 교육에만 지향하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민희 묘량깨움마을학교 대표는 “지자체가 지역 교육을 살리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 지 묻고 싶다. 늘 인구가 늘어나야 하기에 여러 사업을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교육 분야에 대해서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 이어 교육청에서도 입시 교육에만 집중하게 된다면 지역 교육이 총체적으로 죽는 결과를 낳게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마을학교 과정 중 공동체 형성, 가장 큰 ‘씨름’

마을학교 유지와 개선을 위해 민간 거버넌스의 협력과 조직화를 하는 일도 쉽지가 않다. 마을학교 관계자들은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큰 씨름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부 교원들의 헌신만으로는 마을학교가 지속적으로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애초에 마을학교는 단순히 공모를 통해 사업을 진행해 프로그램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큰 틀에서는 마을을 살리고 인구가 늘어나는 마을과 학교를 위한 것이다. 그렇기에 단순이 마을학교 관계자들의 자발적인 헌신과 열정에 의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동화골 마을학교 관계자는 “시작한지 3년째가 다 돼가지만 아직 지역 사회가 함께 협력하는 부분에는 숙제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홍보에 있어서도 학교와 교육청의 적극적인 참여도 요구되고 있다. 마을학교 활동에 대한 분야는 참여 학부모와 관계자의 몫이라고 여기기 쉽기에 사실상 지역 자체에서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 마다 1읍면 1마을학교가 설립되는 만큼 학교와 교육청에서도 지역민들이 원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를 펼쳐야 한다.

●자원성 해치는 교사비 지급?…찬반 논란 진행중

마을 교사비 지급에 대한 찬반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교사비를 지급하는 것은 이르며 지급과 관련한 제도적 장치와 선례가 없기에 더욱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마을 교사비 지급에 대해 찬성인 측은 더 이상 ‘열정페이’로는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재능기부와 자원봉사를 통해 이뤄지는 마을교사들의 활동이 자원성 만으로 얼마나 오래 지속가능할 것이냐는 것이다.

실제 생업을 병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을 활동에만 매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협동조합을 설립해 운영하는 사례도 있지만 이것이 마을학교 운영에 대한 문제를 보장해주지 않으며, 현실적인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반대 측은 교사비 지급될 시 순수 자원성이 완전히 파괴될 수 있다는 우려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라는 옛 속담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교사비 지급도 제도적으로 설계가 충분히 이뤄진 후에야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아이 졸업은 학부모 졸업’…학부모 교사 양성 방안 절실

지역에서는 ‘아이가 졸업하면 학부모’도 졸업이란 말이 있다. 자녀의 교육 문제로 타 지역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문제는 마을학교도 피해갈 수 없다.

마을학교의 주요 주체 중 하나인 학부모가 자녀가 초등학교나 중학교를 졸업하게 될 시 떠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운영 프로그램에 중심축으로 활동했던 학부모 교사의 부재로 인한 운영 차질 등을 겪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이다. 이에 마을학교의 유한한 자원인 학부모 교사가 지속적으로 협력하기 위한 방안도 절실하다.

●방과후와 돌봄과 차별화 된 프로그램 절실

마을학교 프로그램이 학교의 방과후 프로그램과 돌봄 기능과는 차별성을 두고 운영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존 학교의 교육과정에 한계를 느껴 시작한 마을학교가 방과후와 돌봄과 차이 없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시 본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것이다. 지역의 일부 마을학교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를 두고 내홍을 겪기도 했다.

➋ 장성 솔바람마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한 지역 청소년들이 지난해 10월28일 생태노작활동으로 벼추수 및 탈곡체험을 하고 있다.
➌ 동화골마을학교가 진행한 전통놀이에 참여한 지역 청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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