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부지가 방사성 물질에 광범위하게 오염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월성원전 부지 지하수 배수로에서 최대 71만 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는 것. 이는 원전관리 기준의 18배에 해당한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러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는데도 누출의 원인조차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노후 콘크리트로 지어진 원전 부지는 물론이고, 지하수를 통해 외부로까지 오염원이 퍼졌을 수 있다” 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해 월성원전 부지 10여 곳의 지하수를 검사했는데 모든 곳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은 완전히 밀폐된 지정된 위험설비를 제외하고는 검출돼서는 안 된다.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원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사건인 것 같다”면서 “한수원이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방사능 외에 실제로 훨씬 더 많은 방사능이 통제를 벗어나서 지금 방출되고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실제 원전 부지 중심에서 300m 떨어져 있는 북쪽 경계 지역에서도 최고 924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방사성 물질의 외부 누출은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한 번도 확인된 적이 없었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부지 내에서 발생했다 하더라도 땅과 지하수는 다 연결돼 있을 수 있다. 방사능 오염이 부지 내에서 발생했는데 그게 얼마나 확산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게 먼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지적과 상통된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월성원전 4기 모두 20년 된 노후 설비로 돼 있어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 관리에 특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장은 “콘크리트 자체가 균열은 반드시 존재하고, 방사능 높은 물들이 저장돼 있으면 아무리 그 앞에 차수막을 치더라도 삼중수소란 놈은 뚫고 지나가 버린다”고 주장했다.

한편, 월성 1호기 핵폐기물 저장수조는 방사성 물질의 확산을 막아주는 차수막이 8년 전 파손된 채 방치된 것으로 드러나 관리 부실 의혹도 받고 있다.

한수원은 “삼중수소가 검출된 것은 모두 원전 부지 안에 위치해 외부 유출이라고 할 수 없고, 비계획적인 유출도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원자력발전의 특성상 방사성 물질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그러나 앞서 지적했듯이 방사성 물질은 완전한 독립된 안전시설에만 국한돼야 한다.

수명을 다한 사용후 핵연료의 경우, 타다 남은 열기를 식히기 위해 오랜 시간 수조안에 두면서 열을 식혀야 하는데 이때도 수조안은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다.

여기에서 오염된 물을 완벽하게 보존하고 처리해야 하는데 이런 오염원이 누출되고 지하수를 통해 부지 안으로 또는 부지 밖으로 누출됐다면 문제는 심각해지는 것이다.

사안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정치권이나 보수언론은 이를 정치화 시키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묻히게 만들고 있다.

중앙일보는 원전의 대변인 같은 카이스트 교수의 페이스북 글을 인용하며 이번 사안을 흐리고 있다.

‘월성원전 방사능 피폭? 멸치 1g 정도 카이스트 교수의 일침’ 이런 타이틀로 보도했다.

우리 주변과 몸에는 삼중수소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월성 주변 지역 주민의 삼중수소로 인한 1년간 피폭량은 바나나 6개(섭취), 멸치 1g(건멸치 0.25g 정도 섭취), 내 몸이 자가 피폭하는 것의 500분의 1(하루치에도 미달), 흉부 엑스레이 1회 촬영의 100분의 1 정도”라며 “지금 (학계에서) 논의되는 수준에선 피폭이 있는 것과 암은 관련이 없다.

월성 방사능 이야기는 월성 수사 물타기 하기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전마피아 같은 교수의 사회관계망의 글을 어떤 여과도 없이 해설기사를 보도하는 언론의 속셈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원전 안전관리기준의 18배가 넘는 방사성물질이 원전 부지 대부분에서 검출됐다.

이 교수가 멸치 1g정도를 외치기 전에 그렇게 안전하다면, 이 물을 정수해서 가정에서 식구들과 잘 마시고, 이렇게 안전하다고 권해보라고 하고 싶을 지경이다.

원전의 안전은 국민의 생명으로 직결된 문제이다.

정치화해서도 안 되고 진영논리로 어물쩍하게 넘어가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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