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맘톡] 26. 두 딸의 엄마이자 교사, 이 진씨
동네 서점서 문제집 구입해
시작으로 두 딸 교육 맡아
독서, 교과서, 예습·복습 등
사교육비 없이 교육 이어와
"지역소외계층 아동 돕고파"

이 진씨가 지난 17일 함평읍의 한 떡집에서 아이 자기주도학습과 관련해 인터뷰했다.

“그 때 당시 돈이 없어서 시작한 가정교육이 지금까지 오게 됐네요. 그런데 가정교육이 학교 교육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함평읍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이 진(49)씨는 1995년 남편과 결혼해 대전과 광주를 거쳐 함평에 최종 정착했다. 함평 사람이 된지도 12년차를 접어든 지금 이 씨는 슬하에 24살과 17살 두 딸을 두고 있다.

이 씨의 남편은 1998년 대전에서 과외 컨설팅 사업을 하다 IMF외환위기로 인해 사업이 부도가 나 온 가족이 광주로 내려왔다.

당시 ‘교육’으로 밥벌이를 해왔던 부부였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사교육은 엄두가 나질 않았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이를 메우듯 이 씨 부부는 교육의 끈을 놓지 않았다.

과외교사로 일 해왔던 이 씨는 동네 서점에서 문제지를 구입해 직접 가정교육을 시작하게 됐다.

“학원을 못 보내면 ‘내가 하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사실 자영업을 하면서 자녀 교육까지 신경써주기가 만만치가 않아, 정말. 남편이 같이 해줬기에 가능한 일이에요. 그런데 교육을 떠나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볼 때 자녀는 99.9%가 가정, 부모의 책임이더라구요. 공부도 나 스스로 하는 공부에요. 학원이나 과외의 도움은 있을 수 있지만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부모가 함께하는 역할이 더욱 중요해요.”

이 씨 부부는 집안 형편이 다시 일어서도 가정교육을 멈추지 않았다. 사교육비를 투입하지 않아도 자녀 공부법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 선생님을 100~200% 활용한 케이스다. 이 씨는 예습, 복습, 교과서 공부를 강조했다.

아이들이 공부를 할 때면 가장 기본인 교과서를 최소 7회독을 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또 꾸준한 ‘독서’ 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중학교 때까지는 아이들이 많은 책을 읽는 게 좋아요. 고등학교 입학하면 아이들이 문제지만 들여다보잖아요. 아이들이 문제를 풀면 질문을 이해하지 못해 출제자가 무엇을 의도하는 지 풀어내지 못할 때가 많아요. 책읽기를 통해 사고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줘야 해요. 사실 제가 하는 일은 아이 문제지 체크, 단어 체크, 코칭해주는 게 다에요. 특별하지 않지만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자식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이끌어 내주는 게 부모의 역할인 것 같아요.”

학원 사업을 한 경험이 있어서 일까.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나온 결과물은 100% ‘내 성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고를 직접하며 문제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아이 성적을 좌우했다. 그리하여 학원에 의지하는 것보다 자기주도 학습에 더 무게를 두었다.

그렇기에 함평의 교육환경에 만족했다. 중요한 것은 교육환경을 어떻게 활용해 아이에게 연결해주느냐이다.

“시골은 경쟁 없고 평화로워서 너무 좋아요. 함평에서 얼마든지 혜택과 특권을 받을 수 있어요. 부모가 자녀에게 서포트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어느 곳에 사느냐는 문제가 안돼요. 아이들의 문제의 모든 책임은 부모에요. 양적으로 채워주지 못해도 질적으로 아이와 부모가 교감하고 소통하는 게 중요해요.”

두 아이 교육을 직접 해오며 부모의 역할에 대해 물음도 생겼다. 좋은 성적만을 바라는 교육이 아닌 인성과 삶의 지표를 이끌어주는 부모로써의 숙제도 있었다.

“아이들의 소질과 재능을 찾아주고 부모의 삶을 통해 보여주고, 기관이나 학교에만 아이를 맡기는 게 아니라 아이의 학습 과정에 1%라도 참여하고 조금이라도 같이 노력해주는 게 정말 달라요.”

사회의 일원으로 자라나는 두 딸을 뒤로하고 이 씨는 질적인 시도를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소외계층,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을 위해 봉사를 하고 싶은 뜻을 비췄다.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우리도 힘든 상황 속에서 교육을 할 수 있었기에 주변에 어려운 가정에 도움을 주고 싶어요. 다른 아이들에게도 무엇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길라잡이가 되고 싶은 막연한 꿈만 있어요. 앞으로 아이 교육에 고민이 있으신 부모님들과 만나 이런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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