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맘톡] 18. 월야 우쿨렐레 강사 정미영씨
지역아동센터 활동 시작 후
우쿨렐레 강사로 교육 펼쳐
아이들 꿈, 진로 설정 위해
다양한 방과후 체험 필요해
마을학교 통해 고정관념 깨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시골만의 따뜻함. 바로 정미영50)씨가 함평에 대해서 느낀 인상이었다. 온 가족이 함평으로 내려온 지 7년째.

인근 광주광역시에서 살아오다 정 씨는 목회를 하는 남편을 따라 삶의 터전을 옮겼다. 처음 온 낯선 지역에서 지역 사람으로 녹아 들어가기에는 어색함이 있었다. 그런 그가 어느새 함평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지역아동센터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후부터다.

“월야 지역아동센터에서 우쿨렐레를 가르치고 있는데, 이곳에서 활동한 게 아무래도 전환점이 됐다고 할까요. 자연스레 지역 아이들을 살펴보게 되고, 마을학교 활동도 시작하게 됐어요.”

우쿨렐레 자격증을 보유한 정 씨는 지역의 문화센터, 교회에서 기타와 우쿨렐레 강사로도 활동했으며, 레크레이션 강사, 아동상담사로도 활동해왔다.

슬하에 세 자녀를 두고 있는 정 씨는 함평으로 이사 올 당시 자녀 교육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았다. 자녀들이 스스로 자율 학습을 하고, 자유롭게 진로를 결정할 수 있도록 믿고 지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에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이들 꿈과 진로 설정을 위해서는 더 넓은 교육의 폭이 필요함을 느꼈다. 다양한 직업이 생겨난 만큼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여러 경험을 통해 일찍이 진로를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보통 학교에서 방과후 수업 설문조사를 하면 예술, 학습 위주로 구성돼 있어 정해져 있는 틀 안에서 진행하는 것 같아 아쉬울 때가 많아요. 요리, 운동, 악기도 바이올린뿐 아니라 첼로, 플롯 등 배울 게 많잖아요. 그렇게 배우면 오케스트라도 결성해 야외에서도 언제든지 공연할 수 있는 문화시스템이 열렸으면 좋겠어요.”

정 씨는 문화, 체육 시설이 부족한 함평에서 청소년들이 어렸을 때부터라도 다양한 체험을 통해 폭넓은 진로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광주에 살 때 엄마들끼리 모여 그룹과외를 했었어요. 대학생 선생님을 초빙해서 과외를 하기도 했고, 엄마 중에 미술 재능이 있으면 미술 교육을 하는 식으로 독서, 놀이 교육 이렇게 재능이 있으면 돌아가면서 그룹 과외를 했었어요.”

정 씨는 함평에서도 아이들을 위한 그룹과외를 시작하고자 했으나 여건상 쉽지 않았다. 직장, 농사 등 맞벌이 부부가 많은 지역에서 시간 여유를 낼 수 있는 학부모를 모으기란 한계가 있었다.

“유일하게 어머니들이 다 모일 수 있는 때가 졸업식, 학예회, 가을 운동회 때나 돼야 해요. 그래서 간혹 아이들이 교육 부분에 있어서 방치되고 있지 않나 싶을 때가 있어요. 지역아동센터만 가도 몇몇 아이들이 공부 의욕이 없거나 기초 학력이 부진한 아이들도 있어요. 왜 아이들이 이렇게 흘러갈까 라는 고민이 많이 됐죠.”

학교와 학교 밖에서도 해소하지 못하는 부분을 어떻게 채워줄 수 있을 까 고민하던 찰나 월야달맞이마을학교를 시작하게 됐다. 학교 밖에서도 이어지는 교육시스템과 지역에서 뿌리 내릴 수 있는 미래 꿈나무 육성하기 위해서다.

“마을학교 아동을 모집하면서 고정관념을 깨게 됐어요. 내가 보는 아이들은 아동센터, 우리 아이들과 친구들만 있다 보니 어떤 틀이 있었는데 아이들과 소통하면서 틀렸다는 걸 깨달았어요. 마냥 어리다고만 생각했는데 아이들과 소통하면서 청소년들이 더 좋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보살펴줘야 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처음엔 어른을 보고도 인사를 안 하던 아이들이 예절 교육을 받기 시작하면서 지역 어른들에게 인사하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를 말하는 법부터 배우기 시작하면서 청소년과 지역 어른간의 교류가 조금씩 구축된 것이다.

정 씨는 청소년이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행정적 지원과 지역민들의 관심도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외부 강사보다는 지역 인재를 활용한다면 청년이 떠나지 않는 함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의 언니, 오빠들이 자신의 직업이나 재능을 아이들에게 직접 가르쳐 준다면 그 아래서 배운 1세대가 그 다음 2세대에게 대물려 주고 그렇게 3,4,5세대까지 아이들이 자란다면 지역에 젊은이가 떠나지 않고 돌아오는 곳이 되지 않을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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