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녘이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황금 들녘이 보기에 좋고, 감사한 마음까지 드는 게 사실이다.

올여름 태풍이 몰아칠 때 영광군 농업인들에게 생명수와 같은 불갑저수지가 위험천만한 사태에 놓이기도 했다.

농어촌공사 지사장과 직원들은 온종일 높아지는 저수위에 가슴 졸였다. 결국 저수지 하류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발동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들은 당시 상황을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저수지를 넘치는 물이 지축을 흔들고, 콘크리트 구조물을 파괴하고 당장이라도 모든 것을 삼킬 듯 쏟아져 내리며 공포심을 자아내기도 했다.

“수십 년을 근무하면서 이렇게 무서운 순간도 없었다”는 말에서 이번 늦여름에 찾아온 태풍의 위력이 얼마나 강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런 태풍을 견디고, 들판마다 황금빛으로 물든 들녘의 풍요로움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힘든 시간을 잘 견뎌줘서 고맙고, 아직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어수선하지만 풍요로운 추석을 맞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다시 바다는 푸르고 저수지는 잔잔하다. 들녘은 언제 그랬냐는 듯 태양을 흡수하듯 빨아들이며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 그렇게 2020년의 여름이 여러 흔적들을 남기고 떠내려갔다.

2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95명으로 집계됐다. 며칠째 100명 아래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부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사망자는 누적 401명이 됐으며, 국내 평균 치명률은 1.70%이다.

코로나로 인해 신규 확진자 일일 100명 아래, 누적 사망자 401명에 치명률이 2% 미만이면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한 전염병으로 보이지만 시선을 조금만 밖으로 돌리면 전혀 다른 결과 들을 볼 수 있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이날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화상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20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느냐’는 취지의 취재진 질문에 “전 세계가 협력적 대응에 나서지 않는다면 그 수치는 단지 상상이 아니라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국제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도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98만9,000여명으로 100만명에 접근하고 있다고 알리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외신들은 앞다퉈 한국을 주목하면서, K방역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은 어떻게 성공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를 다뤘나’라는 제목의 25일자 기사에서 “한국은 코로나바이러스 관리 방법의 암호를 풀어낸 것으로 보인다”며 “그 해답은 간단하고 유연하면서도 따라 하기 쉽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저널은 “한국은 4월 초부터 매일 평균 77건의 새로운 감염 사례가 발생했으며 급증을 잘 억제했다. 미국만큼의 인구로 비례하면 하루 평균 480건이 발생한 것과 같다. 같은 시기 미국은 하루 평균 38,000명이 감염됐고 사망자는 20만명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데일 피셔 세계보건기구(WHO) 글로벌 발병 대응 네트워크 의장도 WSJ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나라도 한국처럼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며 질병을 억제하는 데 적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WSJ은 “한국의 성공 열쇠는 다른 어떠한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진단검사와 기술의 조합, 중앙 집중식 통제와 커뮤니케이션, 끊임없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나왔다”고 봤다.

이어 “한국은 질병이 전파되자마자 테스트키트의 승인을 빠르게 진행했고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재정과 초연결적인 통신 시스템으로 지역에서 감염이 발생하면 해당 지역 시민에게 문자 알림을 보냈으며 위기 초기 마스크 공급이 부족했을 때 정부가 주도해 생산을 관리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미국 워싱턴타임즈 등에서 30년 동안 한국 특파원을 지낸 마이클 브린은 한국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한국인들은 세계에서 평균 아이큐 105가 넘는 유일한 나라이며, 일하는 시간은 세계 2위에 노는 시간도 세계 3위의 특별한 나라라고 말하고 있다.

어렵게 찾아온 한가위가 특별한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세계 3위답게 어렵게 찾아온 추석을 잘 놀았으면 좋겠다.일상에서 벗어나 남을 배려하고, 행복을 공유하는 그런 특별함 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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