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청년을만나다] 영광 청연·창문기획사 노재희 대표
10년간 원불교 성직자 길가다
뜻접고 귀촌…과감한 진로 변경
비영리스타트업 ‘청연’ 설립해
타인에 봉사하며 사는 삶 행복
“청년들에 희망·용기 전하고파”

왜소한 체격이지만 품은 뜻은 거인같은 청년사업가 노재희씨. 노 씨는 “청년들에게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는 희망과 용기, 꿈을 전해주고 싶다”며 “앞으로도 사회적 가치 확산과 지역 청년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변은진 기자

‘꿈과 꿈의 만남’

영광지역 비영리스타트업 ‘청연’의 슬로건이다. 청년들에게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 꿈을 전해주고 싶다는 노재희(33) 대표를 만났다.

다소 왜소한 체구지만 열정과 패기로 똘똘 뭉쳤다. 그의 활약상은 ‘작은 거인’과도 같았다. 전국 방방곡곡,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며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묘량 덕동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넉넉지 못했던 가정 형편에 산길을 오가며 학교를 다녔다. 초등생 때부터 어머니의 건강이 좋지 않았던 탓에 외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그는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이었다. 중학교 2학년 어느 날, 처음으로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 자신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 놓인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고등학교 입학 이후 1388청소년지원단 활동을 통해 마을 어르신들에게 도시락 배달, 카네이션 달아드리기, 노인 요양원 시설 청소 등에 동참했다.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행복함을 느꼈다. 그때부터 쭉 봉사활동을 펼쳤다.

영광초, 해룡중, 영광공고를 졸업했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어머니를 생각하며 좋은 일을 하고 살아야겠다고 의지를 다지며 익산으로 떠났다.

성직자의 길을 가리라는 결심에서다. 대학에 들어가 원불교학과와 사회복지과를 복수 전공했다.

원불교 성직자 길을 걷기 위해 그의 20대, 10년을 보내 예비교무가 됐지만 결국 접었다.

노 대표는 이후 고흥 소록도 나환자촌으로 무작정 자원봉사를 떠났다. 1년 6개월 간 그들을 도우며 살았다. 행복했다. 타인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고향 영광으로 귀촌했다. 10년 만에 돌아온 곳이었다. 즐겁지만 아픈 기억이 서린 그의 고향이었다. 이곳에서 노 대표는 새로운 기회를 만났다.

지역사회에 유익한 일을 하고 싶었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전문성을 지닌 비영리스타트업 ‘청연’을 설립했다.

뜻이 같은 광주, 전주 청년들과 마음을 모아 함께 운영 중이다. 현재 28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빈집프로젝트, 영광에서 한 달 살기 프로젝트, 도시재생 등 각종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 중이다.

최근 노 대표는 일자리를 찾아 타지로 떠나는 지역 청년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폭넓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창문기획사’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해주기 위함이다.

그는 무엇보다도 청년이 지역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청년 스스로 도전 정신과 자립할 수 있는 생존 본능, 지역과의 눈높이를 맞추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재희 대표는 “경제적 자립기반을 구축해 마을공동체의 안정적인 운영과 자족도시 기능을 갖춘 청년 마을을 조성하는 게 꿈이다”라며 “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적 가치 확산과 지역 청년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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