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동화 345kV 신장성변전소 건설 난항…한전-동화·임곡 주민들 마찰]
한전, 장성 동화면 구룡리 일대 345kV변전소 건설 계획
당초 사업부지 변경, 일방적 송전선로입지선정위 구성에
주민들 반대 집회 “주민 동의 없는 입지선정위 해체해야”
한전 “내부 검토해볼 것…변전소 입지선정은 아직” 해명

장성 동화면 임정마을·광주 광산구 임곡동 주민들이 지난달 30일 송전선로 입지선정위원회 제2차 회의가 열리는 동화면문화센터를 찾아 한전 측에 항의하고 있다. 주민들은 주민 동의 없이 깜깜이로 구성된 입지선정위는 수용할 수 없다며 즉각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장성 동화면 구룡리 일대 초고압(345kV) 변전소 건설을 둘러싸고 한전 광주전남건설지사와 장성 주민들이 마찰을 빚고 있다.

장성 동화면 임정마을과 광주 광산구 임곡동 주민 60여 명은 지난달 30일 오후 2시30분 동화면문화센터 앞에서 변전소 및 송전선로 설치 반대 집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변전소 및 고압선이 흐르는 송전선로가 들어서면 주민 재산권과 생활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라며 “초고압 송전선로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한전측은 주민설명회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민 동의 없이 깜깜이로 송전선로 입지선정위원회(이하 입지선정위)를 구성해 독주하고 있다”며 “주민 의견을 배제한 입지선정위를 즉시 해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성 동화면 임정마을과 광주 광산구 임곡동 주민 60여 명이 지난달 30일 오후 2시30분 동화면문화센터 앞에서 변전소 및 송전선로 설치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송전선로 입지선정위원회 제2차 회의 주민 반대로 결국 무산

주민들의 반대 집회가 열리던 지난달 30일 동화면문화센터. 이날 같은 장소에서 오후 4시, 송전선로 입지선정위 제2차 회의가 열릴 예정이었다. 입지선정위는 이날 회의를 통해 용역사로부터 프레젠테이션을 받고 변전소 위치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회의는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결국 무산됐다. 집회를 하던 주민들이 회의장 안으로 들어가 주민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구성된 입지선정위에 불만을 표출하며 거세게 항의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민들은 변전소 및 송전선로 설치를 동의하지 않은 마을 이장들도 한전측이 입지선정위 명단에 포함시켰다며 격분했다.

주민들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을 찾은 입지선정위원장과 마주해 입지선정위 구성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기원주 주민대표는 위원장에게 주민 동의 없이 구성된 입지선정위를 즉각 해체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며, 정당한 절차를 밟아 주민들의 의견을 수용해 줄 것을 호소했다.

김용재 입지선정위원장은 “입지선정위가 열린다고 부탁을 받아 참여하게 됐을 뿐이다. 위원회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주민공청회가 이뤄지고, 한전측과 마을 주민들이 충분히 논의된 사안인 줄 알았다”며 “최대한 주민들의 입장을 고려하겠다”라고 말했다.

기원주 주민대표가 김용재 송전선로 입지선정위원장에게 주민 의견이 배제된 입지선정위 원회 구성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위원회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
● 한전, 개발제한구역에 사업 추진해 부지 변경…주민간 갈등 초래

앞서 한전은 지난달 2일 동화면문화센터에서 송전선로 경과지 선정을 위한 입지선정위원회 구성을 완료하고 제1차 착수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구성된 위원회는 총 23명으로 위원장에는 김용재 조선대 전기공학과 교수가, 부위원장에는 김병구 구룡2리 이장이 선출된 바 있다.

한전 광주전남건설지사는 오는 2023년 12월까지 장성 동화면 구룡리 일대에 총 사업비 750억원을 투입해 345kV 신장성변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빛그린산단, 진곡산단, 어등산관광단지, 하남 3차, 평동 3차, 장성나노산단 등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당초 한전은 지난 2017년 6월 변전소 부지를 주민 공모제를 통해 공고했다. 이후 장성 동화면 구룡리 47-4번지 일원이 후보지로 선정됐지만, 개발제한구역 2등급 지역과 도로계획선에 저촉돼 건립이 불가능해지자 지난해 7월 후보지를 변경 검토 중이다.

변경 검토 중인 후보지는 월산리~구룡리 경계지점이다. 하지만 주요 피해지역 범위가 바뀌었음에도 한전측 보상 산정 기준은 그대로여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월산리 주민들은 생활권과 재산권 피해를 주장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전측이 당초 사업부지 지역주민과 변경 검토 후보지에 거주하는 주민 간 갈등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송 혁 한전 송전건설차장은 “한전측이 주도해 자체적으로 이번 위원회를 구성하게 됐다. 주민을 대신해 마을 대표들과 전부 협의한 내용이었다. 마을 대표들이 주민들과 잘 공유가 안된 것 같다”며 “마을 대표의 서명 동의서를 받아 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했다. 강제로 한 내용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입지선정위 해체에 대해 송 차장은 “내부적으로 검토해 볼 사안”이라며 “마을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있으니, 갈등해소를 위해 점차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오효근 한전 변전건설차장은 “변전소 부지 선정이 아직 미정인 상황이다. 당초 공모지역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올해에는 어떻게든 부지를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성 동화면 임곡마을 주민들이 지난달 30일 동화면문화센터 앞에서 신장성변전소 건립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 주민이 '주민 동의 없는 345kV 변전소, 송전탑 결사반대'라고 쓰여진 팻말을 들며 신장성 변전소 건립 반대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신장성변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송전선로 입지선정위원회 제2차 회의장에 항의 방문하고 있다.
한 주민이 벽면에 붙은 회의순서지를 뜯어내며 주민 동의 없이 깜깜이로 구성된 입지선정위원회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송전선로 입지선정위원회 제2차 회의장에 항의 방문한 동화·임곡 주민들이 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다.
송전선로 입지선정위 회의장소에 항의 방문한 주민들과 한전 직원들 간 갈등이 심해지자 장성군청 공무원이 양쪽의 실랑이 등을 제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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