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00만원 들여 장성역 인근
인도에 반고흐 그림 34점 설치
겨울철 낙상사고 위험 민원으로
철거 후 보도블럭 재설치

지난해 여름, 장성역 인근 인도에 설치된 1mx1m20cm 크기의 반 고흐 그림.

지난해 12월, 눈이 오자 낙상사고 문제 등으로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해 그림을 철거하고 다시 일반 보도블럭으로 교체했다.
장성군이 도시환경 개선을 위해 수천만원을 들여 장성역 인근 인도에 대리석 그림을 설치했으나 겨울철 빈번히 낙상사고가 발생해 다시 일반 보도블럭으로 교체하는 일이 발생했다. 충분한 검토와 계획성 없는 탁상행정으로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장성군 관계자에 따르면 총사업비 50억원을 투입해 2016년 10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실시한 장성역~청운고가간 4차선 포장사업의 일환으로 도로확장시 장성역 인근 인도를 새롭게 단장했다.

군은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장성지역만의 특색 있는 거리를 조성하고자하는 자체분석에 따라 총 4,800만원의 예산을 편성, 장성역 인근 인도에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34점을 설치했다. 그림은 가로 1m x 세로 1m20cm 크기의 대리석으로 제작됐다.

하지만 겨울철, 눈이 오자 인도를 통행하며 그림을 밟은 보행자들이 미끄러지는 낙상사고가 빈번히 발생했고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민원을 접수한 해당 실과는 고심 끝에 미끄러운 그림 테두리 부분을 거칠게 깎아 개선해봤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어 결국 지난해 12월말 그림 34점을 모두 철거하고 일반 보도블럭으로 교체했다.

당초 군은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특색있는 거리를 만들어보자는 야심찬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의 안전한 보행에는 충분한 검토 없이 사업이 추진돼 수천만원을 들여 제작한 그림만 무용지물이 됐다.

이를 두고 일부 주민들은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장성군 행정에 울화통이 터진다고 하소연했다.

장성읍에 거주하는 주민 박 모(58)씨는 “인도를 지나다가 깜짝 놀랐었다. 눈이 쌓여 있어서 제대로 바닥을 보지 못하고 걸었는데 걷다가 미끄러워 휘청한 적이 있다. 하마터면 크게 넘어질 뻔했다. 조금만 생각해도 대리석이라면 겨울에 미끄러울 것을 뻔히 알텐데 왜 이런 걸 바닥에 설치해뒀는지 이해할 수 없다. 전형적인 탁상행정에 혈세낭비다. 겉으로만 보여지는 행정이 아닌 주민들에게 실속있고 안전한 행정이 펼쳐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문기 도시재생과 도시재생담당은 “사전조사시 미끄러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그림이 양각으로 조각돼 괜찮을 줄 알았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 민원을 접수받고 발빠른 행정으로 연구와 개선 끝에 그림을 걷어내기로 결정했다. 철거한 그림은 추후 지역 내 관광지에 설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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