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혜 불갑면사무소 주무관

푹푹 찌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됐던 지난 19일. 지난주 고사미 주인공인 정일갑 불갑재능나눔봉사단 총무의 고사미 바통을 이어 받은 윤영혜 불갑면사무소 주무관을 만나기 위해 불갑으로 향했다.

불갑면의 권역사업으로 실시됐던 엄니밥상 한식당에서 윤 주무관을 만났다.

“늘 서로 바쁘게 지내다 보니 서로 고마운 마음이 있어도 표현 못하고 지나갔을 거예요. 이번 신문을 통해 마음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윤영혜 주무관이 좋아하는 말이 3가지가 있다. 첫 번째 나부터, 두 번째 지금부터, 세 번째 작은 것부터 라는 말이다.

큰 일은 할 수 없으니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불갑재능나눔봉사단을 시작하게 됐다.

“불갑재능나눔봉사단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마을 어르신들 집에 재래식 화장실이 너무 많은데 해주려는 업체가 없었어요. 공공기관에서 의뢰를 해도 정화조 연결이 복잡하니까 피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이곳저곳을 알아보다가 자원하시는 분들이 점차 모이게 되고, 기술을 가진 분들도 오시면서 봉사단이 만들어지게 됐어요. 지붕 축대 수리, 화장실 만들기 등 작은 것부터 시작하게 됐습니다.”

윤영혜 주무관은 다음 고사미 바통을 누구로 이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었다. 마을에서 수고해주시는 분들도 많고 고마운 사람을 떠올릴수록 계속 늘어 갔다.

“제가 다른 분들을 홍보하고 뒷받침 해주는 역할은 익숙한데 제 일로 나서본 적이 없다보니 무척이나 어색하고 부끄러웠어요. 제가 불갑면에 온지 2년 반이 지나가고 있는데 작년 10월 전국적으로 맞춤형 복지 시행령이 정부에서 떨어졌어요. 인원도 같고, 사람도 똑같은 사람들인데 맞춤형 복지에 맞는 사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 이장회의 때 설문조사를 했어요.”

설문조사를 통해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은 ‘밑반찬’ 이었다. 홀로 계신 어르신들을 위한 밑반찬 도시락을 배달하는 것인데 다음 고민은 ‘밑반찬을 어떻게 할 것인가’ 였다.

음식을 만들고 도시락 통에 담아 보내고 나면 다시 통을 거두어 씻는 일까지 번거로운 과정의 일이었다.

“음식을 만드는 것은 신경을 써야 하는 일이잖아요. 아침 일찍 반찬을 만들어서 도시락에 싸야 하고 번거로운 일인데 양옥순 엄니밥상 사장님은 ‘그냥도 해주는데 제가 하면 되지요’라며 정말 흔쾌히 하시겠다고 하는 거예요. 그 마음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윤 주무관은 양옥순 엄니밥상 사장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불갑재능봉사단과 밑반찬 사업을 하면서 느낀 것은 ‘나’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함께’하면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주변에 정말 고마운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이 있기에 제가 이렇게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결코 제가 잘해서 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서 그분들의 도움이 더 빛나고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사장님, 앞으로도 힘드시겠지만 조금더 고생해주셔서 맛있는 반찬 많이 만들어주세요. 감사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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