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도마뱀

▲ 의자에 나타난 도마뱀.

사람들이 애완동물로 도마뱀을 키우는 것을 간혹 볼 수 있다. 애완견 도마뱀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한국에 있는 개나 고양이처럼 흔히 보기는 힘들다.

필자는 동물원에 가야 볼 것 같은 여러 종류의 도마뱀들을 이곳 보츠와나에서는 자주 볼 수 있었다. 도마뱀을 가까이에서 처음 본 필자가 도마뱀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현지언니 세투냐는 “독이 있어서 가까이 가면 위험해”라며 필자를 말렸다.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크기도, 종류도 다양한 도마뱀들이 인기척이 없는 조용한 가운데 모습을 나타냈다. 평소에는 경계심이 많아 나무 위에 숨어 지내지만 인기척이 없으면 이내 나무에서 내려와 사람들이 먹다가 흘린 음식을 주워 먹는 도마뱀의 모습도 또한 볼 수 있었다.

지부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설거지를 할 때면 전구 불빛에 모여든 벌레를 잡아먹기 위해 사냥을 나온 도마뱀과도 인사를 나눌 정도다.

필자와 단원들이 외출을 할 때면 도마뱀은 아무도 없는 틈을 타 숙소 안 화장실로 들어와 모두를 깜짝 놀래키곤 했다. 필자와 단원들은 화장실에 들어온 도마뱀을 치우기 위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모두가 나서지 않는 가운데 한 여자 단원이 “내가 할게”라며 고무장갑을 끼고 도마뱀을 구석으로 몰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도마뱀을 잡는지, 도마뱀이 단원을 잡는지 모를 정도였다.

한국에서 시골의 여름에 개구리가 많이 나오듯 이곳엔 도마뱀이 많이 나타나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모두가 잠든 새벽, 갑자기 울리는 펜스 경보음이 지부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도둑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 펜스 경보음이 울렸다는 것은 누군가 펜스를 건드렸거나, 담을 넘는 시도를 했다는 것이다.

필자와 단원들을 황급히 일어나 나와 지부를 둘러봤다. 다행이 없어진 물건도, 도둑도 없었지만 계속 울리는 경보음이 모두를 긴장시켰다. 경보음이 울리는 대문 앞으로 모여 펜스를 확인하는데 작은 도마뱀 한 마리가 펜스 사이에 끼어 있었다.

지부장님이 펜스 전원을 끄고 나무막대기로 도마뱀을 꺼냈다. 도마뱀은 전기에 튀겨져 딱딱했다. 작은 한 마리 도마뱀으로 한 밤중의 스릴러는 작은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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