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현지인들의 과자

현지 식용 애벌레 모파니

아침식사 후 필자는 의자에 앉아 단원과 얘기를 나누며 쉬는 시간을 갖고 있었다. “으아아아악!!” 갑작스런 비명소리와 함께 온 여자 단원이 달려와 펑펑 울었다.

갑작스런 상황에 어리둥절해 있는 필자에게 현지인 씨투냐와 한인 지부장님 딸인 정다솔 언니가 박장대소를 하며 다가왔다.

씨투냐는 한 손으론 그 모습을 촬영하고 있는 핸드폰을, 다른 한 손에는 징그럽게 생긴 애벌레를 들고 있었다. 그 애벌레의 정체는 바로 보츠와나 사람들이 즐겨 먹는 식용애벌레 ‘모파니’였다.

모파니는 단백질과 아미노산,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다. 현지인들은 모파니의 내장을 손질한 후 물에 삶아 건조해 과자처럼 먹기도 하고 소스와 함께 먹기도 한다.

“미영, 이거 여기서 귀한건데 진짜 맛있어. 한 번 봐봐” 씨투냐가 손바닥을 펼쳐 모파니를 보여줬다. 필자는 생각보다 큰 크기에 한번 놀라고, 가시가 몸 전체에 돋아 있는 이 벌레를 먹는 다는 것에 두 번 놀랐다.

씨투냐는 단원들에게도 모파니를 하나씩 나눠주며 먹으라고 건냈다. 이걸 어떻게 먹냐며 겁에 질린 표정을 한 필자와 단원들에게 현지언니 씨투냐는 보란 듯이 그 자리에서 모파니 하나를 들어 입안에 넣고 와그작와그작 씹어 먹었다.

눈 앞에 펼쳐진 장면에 입이 딱 벌어졌다. 씨투냐의 계속되는 권유과 눈짓에 떠밀려 필자와 단원들은 할 수 없이 먼저 먹을 사람을 가위바위보로 정했다.

다들 몇 번의 심호흡으로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한사람씩 차례대로 먹기 시작해 드디어 필자 차례가 됐다. 두 눈을 찔끔 감고 모파니 하나를 입에 넣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뱉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빠르게 씹어 넘겼다. 모파니 몸에 돋아있는 가시 때문에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섣불리 따라 먹었다가 모파니 가시가 입안에 다 박힐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모파니를 과자처럼 즐겨먹는다는 현지인들의 입안은 충분히 훈련이 된 듯 했다. 정신없이 모파니를 먹고 난 뒤에야 맛이 느껴졌다. 짭짭한 녹차 맛이 났다.

생각보다는 괜찮았지만 두 번 먹을 정도의 맛은 아니었다. 먹으면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살아있는 애벌레가 아니라는 사실에 참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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