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번째 관문

보츠와나의 풍경 사진.

매섭게 부는 바람이 온몸을 움츠려들게 만들었던 한국의 겨울을 뒤로 하고 섭씨 38도를 웃도는 아프리카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필자가 1년간 해외봉사로 떠나게 된 나라는 남부아프리카 중앙에 위치해 있는 보츠와나이다. 이곳은 나라이름보다 부시맨과 다이아몬드, 관광지로 더 흔히 알려져 있다. 면적 581,730k㎡(한반도의 262.7%)의 넓은 땅을 가졌지만 인구는 불과 2백3십만 명도 채 되지 않아 작은 땅에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상반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꼬박 하루를 비행기 안에서 먹고 자고를 반복하며 창문너머로 흐릿하게 보이는 보츠와나의 풍경이 필자의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들었다. 얼마 되지 않아 보츠와나 수도인 가보로네에 위치한 공항에 도착했다. 생애 첫 아프리카 땅에 발을 내딛었다. 아프리카의 더위를 몸소 체험하니 앞으로 지낼 날들이 설렘이 아닌 막막함으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한인지부장님의 차를 타고 가보로네 공항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지부로 향했다.이동하는 내내 창문으로 보이는 보츠와나의 모습은 한국 70년대의 황량한 시골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푸른 하늘이 손에 닿을 듯 떠다니는 뭉게구름들이 하늘과 가깝다는 것을 보여 주는 듯 했다. 그 하늘 아래는 초록빛의 나무들이 여기 저기 심겨져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흔히 봐왔던 나뭇잎이 아닌 가시가 달린 가시나무들이었다. 더 신기한 것은 새들이 그 가시나무에 집을 짓고 살고 있는 것이었다. 뾰족한 가시들이 돋아있는 나무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새들에게서도 대단함을 엿볼 수 있었다.

어느덧 지부에 도착해 지부 식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현지인 언니 씨투냐가 앞으로 지내게 될 방으로 안내해줬다. 방안은 마치 찜질방에 들어온 듯 숨이 턱턱 막혔다. 천장이 철판으로 돼 있어 순식간에 두 볼을 후끈하게 달궜다. 숨을 쉬기도 힘든 이곳에서 잠을 잘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이곳에서 짐을 푼다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져온 짐을 대충 풀고 잠자리에 누웠다.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아가며 앞으로 보낼 날들이 두려움으로 남은 채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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