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불갑면 우곡리 짚풀공예 명인 홍성우씨

2015년 12월 9일 짚풀공예 명인 정식 등록후계자 발굴 가장 큰 고민…제도적 지원 절실

“앞으로 후계자를 많이 양성해 짚풀공예 이어나가고 싶어요”영광군 불갑면 우곡리에 거주하는 홍성우씨는 2015년 12월 9일 짚풀공예 ‘명인’으로 정식 등록됐다.

지난달 25일 방문한 홍 씨 자택에는 짚신, 멍석, 망태기, 쌀독, 소쿠리, 장식용품 등 옛 방식을 그대로 고수한 작품들이 전시돼있었다.

홍 씨는 15살부터 어른들이 벼 지푸라기를 이용해 짚신 등 생활필수품을 만드는 것을 보고 자랐다.

고무신도 없던 시절 직접 생필품을 만들지 않으면 생활이 불편했기에 모두가 지푸라기를 이용해 생필품을 만들었다.

홍 씨는 “어른들 하는 거 따라 하면서 스스로 체득했죠. 하나 둘씩 만들다보니 재밌고 좋아서 이것저것 흉내내본게 계기가 됐죠”라고 말했다.

스스로 독학하며 짚풀 공예를 시작한 지 어언 70년. 그간 다양한 작품을 만들면서 자신만의 새로운 기술도 개발했다. 특히 옛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며 만들기 때문에 재료를 구하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홍 씨는 “제철에 재료를 준비해야 전통 그대로를 재현할 수 있어요. 가을 추수시기 때 일부러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직접 지푸라기를 채취합니다. 이슬, 비료를 안 맞은 벼가 질이 좋아요”라고 말했다.

최고의 품질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한 정성은 이것만이 아니다.

홍 씨는 “짚을 찬물에 담그면 뻣뻣해져 100℃이상 펄펄 끓인 뜨거운 물에 넣어 부드럽게 만들어요. 건져낸 짚은 건조한 후 작품을 만들죠”라고 설명했다.

홍 씨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재질이 튼튼하며 부패하지 않고 오래 보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큰 예로 짚으로 만든 쌀독은 다른 쌀독에 비해 통풍이 잘돼 곡식을 담으면 장기간 보존이 가능하며, 먼지가 쌓이지 않는다.

모싯잎을 이용한 망태기, 물결무늬 소쿠리, 옛 양반들이 신던 짚신, 평민들이 신던 짚신, 허리 보호대 타랑개, 인분 푸는 도구 장군, 논에 짚 멜 때 쓰는 고동 등 수많은 작품들이 그의 손에서 탄생됐다.

홍 씨는 “오랜 세월 공예 작업으로 인해 손가락 지문도 다 닳았어요. 보통 노동이 아니라 고될 때도 많아요. 결과물을 보면 항상 아쉬움이 남아요. 이렇게 했음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죠”라고 말했다.

현재 홍 씨는 짚풀 공예 후계자 발굴이 가장 큰 고민이다.

홍 씨는 “요새는 젊은 사람들이 뒤따라 배우려 하지 않고 제도적으로도 뒷받침이 되지 않아 아쉽죠. 짚풀 공예가 우리세대가 아니면 없어지기 때문에 앞으로도 선인들의 것을 그대로 재현하고 이어가야합니다”라고 말했다.

민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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