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유형봉 경비원

꽃샘추위가 가고 따뜻한 봄을 기대해보지만 아직은 제법 쌀쌀하다. 지난 16일 새벽 5시, 해룡고 앞 도동단지 휴먼시아 아파트 경비실을 찾아가 그곳의 경비반장으로 있는 유형봉(73)씨를 만났다.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며 아파트 전체를 돌아보는 경비원 유 씨는 경비 일을 시작하기 전 원자력발전소에서 일을 하다 정년퇴직 후 지인의 소개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

“5시에 일어나면 아파트전체를 돌며 밤새 시설물이 안전 한가 점검합니다. 또 단지 내 청소도 하고 쓰레기 분리수거 등 아파트 전체를 관리하고 있죠”

그렇게 이 일을 시작한지도 4년. 아침 8시가 조금 지나면 학생들의 등교와 주민들의 출근길로 정문이 북적이는데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돌아보는 일도 그의 몫이다.

“12시가 점심 시간인데 우리는 그냥 간단하게 여기서 해먹거든요. 근데 주민들이 지나가면서 반찬이 부실하다고 집에 가서 반찬도 가져다주시고 오고 가며 과일도 주고가시고 주민들의 정이 느껴지니까 너무 힘이 나고 감사하죠”

경비 일을 하다보면 주민들과 잦은 다툼이나 마찰이 일어날 법도 한데 유 씨는 오히려 주민들과 서로 돈독한 사이다.

“무거운 택배가 있으면 제가 엘레베이터 앞까지 가져다 드리니까 주민들은 너무 고마워 하시죠”

24시간동안 아파트를 지키며 몸이 고단할 법도 한데 그는 전혀 피곤한 기색없이 밝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피곤하거나 힘들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이 나이에 이렇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너무 감사하죠”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한번 들어오면 나가질 않는다며 자신도 이곳에서 오래토록 일하며 살고 싶다는 유 씨.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지금처럼 주민들과 가족처럼 즐겁게 사는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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