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감비아의 명절

염소고기를 화로불에 굽고 있다.

한국의 가장 큰 명절하면 추석과 설날이 있듯이 감비아에도 명절이 있다.

감비아 사람들의 90%이상은 이슬람교를 믿기 때문에 이슬람력의 명절을 보낸다. 그 중 대표적인 명절은 라마단과 타바스키다. 라마단은 한달동안 금식을 한다. 해가 지면 조금의 물과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물도 마실 수 없다.

타바스키는 이슬람력 12월 10일로 이전에 메카 근교, 마나의 골짜기에서 있었던 제물봉공 습관으로부터 시작됐다.

이들에게 이슬람교는 집안대대로 내려오는 전통임 동시에 삶 자체이다.

매주 금요일 오후 2시가 되면 도로위의 모든 차들은 일제히 멈추고 양탄자를 꺼내 기도를 드린다. 감비아의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었던 장엄한 광경은 놀라움도 잠시 엄숙한 분위기에 압도된다.

한번은 점심요리에 필요한 삶은 계란을 사러 집 앞 구멍가게를 들렀는데 주인아저씨가 손발은 물로 씻더니 양탄자 위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계란 달랑 두 개만 얼른 사가면 되지만 기도가 끝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린다. 그렇게 한참 동안에 기도가 끝나고서야 계란 두 개를 받아낸다.

타바스키를 맞아 단원들과 현지친구는 염소고기를 사러 감비아 내 가장 큰 재래시장으로 향한다.

한국의 명절 대목이 그러하듯 이 곳 또한 급격히 상승한 물가로 고기값이 비싸지는데 양이 가장 저렴하고 염소, 소, 낙타 순으로 가격이 비싸진다.

북적이는 시장 통을 지나면 여기저기서 염소 떼들을 몰고 다니며 흥정하는 장사꾼들을 볼 수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흥정에 나서지만 워낙 오른 물가로 인해 한 마리당 4000달라시스. 한국 돈으로 약 15만원 정도다.

아쉬운 대로 염소를 하나 골라 도살장으로 이동한다. 이곳 사람들은 한 마리를 사면 세 등분으로 나눈다.

3분의 1은 자기가 먹고 나머지는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풍습이 있다. 그로인해 타바스키 명절 기간에 이웃집이나 친구들 집에 놀러가게 되면 양고기와 염소고기로 배가 터지도록 먹는다.

시장에서 샀던 염소고기를 들고 현지친구의 식당으로 향했다. 염소고기의 노린내를 잡고 약간의 소금 간을 친 뒤 화로 불에 굽는다.

이 날은 이웃들과 가족들이 함께 덕담을 나누며 명절을 보내는데 밤이 늦도록 이야기꽃을 피우며 명절 겸 염소고기 파티가 한창 이어진다.

처음 먹어보는 약간의 질긴 염소고기는 오랜만에 먹어보는 고기이기도 해 단원들은 지금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한국의 명절과는 다른문화지만 가족과 함께 보내며 소소히 느끼는 행복은 다 똑같은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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