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농촌봉사를 하다

감비아 사람들은 주로 수박과 땅콩을 키워 다른 나라로 수출해 먹고 산다. 아침을 먹고 단원 한명과 함께 본토라는 마을로 향한다. 친구 모세가 사는 마을인데 그곳에서 농촌봉사를 할 것이다.

들썩이는 엉덩방아와 함께 버스에 올라 1시간 정도의 거리를 달린다. 1주일정도 머물며 땅콩과 수박을 수확하기로 한다. 얼른 짐을 풀고 밭으로 향한다. 천 평정도의 넓은 땅위엔 땅콩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저 모든 땅콩이 우리가 상대할 친구들이군”의지가 불타오른다. 이번에는 수박밭으로 이동한다. 아직은 작고 아담한 수박들이 줄지어 나란히 무늬를 자랑하고 있다. 군침이 돈다.내일부터 하게 될 일들이니 얼굴이나 익혀둘 겸 한번 둘러본다. 집으로 돌아와 모세가 숯불에 구워주는 옥수수를 먹는다. 꿀맛이다. 다음날 아침 새벽5시, 모세가 급히 깨운다. “지금 가야 가장 시원한 수박을 먹을 수 있어. 그리고 지금 원숭이의 습격을 막아야 해” 라며 우리의 걸음을 재촉한다.

새벽과 아침사이에 놓인 하늘은 아름다운 색을 낸다. 아프리카의 하늘은 언제나 아름답다.

수박밭에 이르니 모세가 말한 우리의 적군이 보인다. “모세, 저기 원숭이!” 원숭이가 2마리가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호시탐탐 수박을 노리는 것이 아닌가.

조건반사로 막대기 하나를 들어 달리기 시작한다. “야 저리안가!” 긴 나무막대를 휘이휘이 저어가며 원숭이를 향해 달려간다. 달리면서도 웃음이 난다. 새벽부터 막대기를 들고 수박을 밟을 새라 우왁스럽게 뛰어다니는 우리들의 모습이란.

모세는 가장 맛있는 수박하나를 쪼개 우리에게 건넨다. 시원한 새벽에 쪼개 먹는 수박의 맛은 다른 말이 필요가 없다.

동이 트고 우리는 자리를 옮겨 땅콩 밭으로 향했다. 우리는 장갑을 끼고 땅콩 풀을 양손으로 움켜쥔 뒤 힘껏 땅에 박혀있는 땅콩들을 끌어올린다.

그러면 뿌리에 알알이 달려있는 땅콩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하늘에서 정곡으로 내리쬐는 햇볕아래 팔다리를 걷어 부치고 흐르는 땀을 닦아가며 일하는 우리. 한참을 하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고 모세의 여동생이 머리에 지고 온 땅콩으로 만든 도모다요리가 오늘의 점심메뉴. 서늘한 바람이 부는 그늘에 앉아 땀을 식힌다.

노동 후에 먹는 밥맛은 역시나. 흙모래가 밥알과 함께 씹혀도 누구도 불평하는 사람 없이 모든 이가 미소가득이다.

식사가 끝이 나고 우리는 콧노래를 부르며 다시 땅콩 밭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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