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배 사장·편집인

따뜻한 햇살이 내려쬐던 봄부터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이 되는 동안 외국에서 시간을 보냈다.

언제나 마음 한편에 자리한 그 무엇 때문에 그리움에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사랑하는 일과 보고싶었던 각지의 독자들과 떨어져 보내는 시간은 차라리 아픔이었다.

다시금 시작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서 오로지 혼자만이 결정해야하는 책임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동안 받았던 사랑의 깊이를 표현하고 싶어서 다시 독자 여러분 앞에 없는 용기를 내서 펜을 들었다.

멋모르고 앞만보고 달릴줄만 알았던 26살의 새파란 아가씨에게 때로는 설 줄도 알아야 하고 돌아갈 줄도 알아야 한다는 삶의 지혜와 사랑을 알려주셨다.

그렇게 인생의 깊이를 배웠다. 그 큰 감사를 이 짧은 종이에 다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2009년 3월 필자가 이제 갓 26살이 되었을 때 ‘신문사’에 첫 발을 디딜 때를 잊을 수 없다.

새파란 아가씨가 편집국장이라는 타이틀로 영광,장성,함평을 누볐다. 어딜 가든 모든 것이 ‘처음’이었고 그것은 동시에 ‘부담’이었다.

후발주자로 등장한 신문사가 제 역할과 기능을 해내고 성숙해가는 과정은 군민들과 신문이 서로 간격을 줄이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신문사가 만들어내는 기사가 아니라 군민들이 성원하고, 군민들이 원하는 소식을 때에 맞춰 전할 수 있는 능력을 군민들로부터 배워나갔다.

청량감을 잊지 않고 그렇게 천천히 조금씩 연합군민신문이라는 지역신문이 독자들에게 싹을 티울 수 있게 마음으로 응원해주신 독자들의 사랑은 평생 잊을수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여성, 청년, 외지인이라는 꼬리표가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그것은 필자가 바꿀 수 없는 사실이고 받아들여야할 부분이었다.

그렇지만, 영광,장성,함평에서 살면서 군민들과 신문을 통해 인사하고 함께 대화하며 보내게 될 앞으로의 시간들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열려있었고, 그것은 희망이었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무슨 일이 있어도 ‘월요일 신문’ 발행이라는 기본적인 약속을 지켜나가면서 지역의 모습을 담아 군민들을 만나고 소통하면 서로가 가까워 질것이라 믿었고,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여겼다.

적은 인력의 한계와 노련함이 떨어지는 기자의 취재력은 현장에 설수록 언론인으로써 부족함과 결핍을 그대로 느끼게 했다.

여러 결핍은 신문을 통한 독자와 소통을 매끄럽게 하는데 걸림돌이 되었다.

하지만 그 결핍과 부족한 환경은 독이 아니라 우리를 단련시켜준 엄청난 에너지고 힘이었다.

목표가 독자와 함께 소통하며 숨 쉬는 신문이라는 것이 분명했을 때 눈앞에 결핍은 나태함과 거만함에 취해있는 필자와 기자들을 성장시키는 가장 큰 힘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영광, 장성, 함평 3개 지역을 다니다보면 지역사회의 색깔이 분명 다르다. 공통점도 있지만, 영광의 맛이 있고 장성의 맛이 있고 함평의 맛이 있다.

우리군민신문은 주민들, 공직사회, 사회단체, 다양한 문화 등 3개 군을 비교하며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군민신문이 지난 몇 년간 각 지역별 이슈를 긴급진단하고 청년, 여성, 아동 등 다양한 계층의 소식을 전했다면, 몇 해 전부터는 3개군을 비교하며 사안을 진단하고 바라보는 기사를 다뤄왔다.

단순한 우리지역의 소식에 국한 된 것이 아닌 같은 생활권에 있는 인근 지역의 소식을 동시에 접하면서, 지역민들의 시각을 더 넓혀주고 선택의 폭을 넓히고 사안을 진단하는데 좀 더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왔다.

우리군민신문을 펼치면, 더 넓게 보고 더 이해하기 쉽게 볼 수 있다는 인식을 주민들과 함께 갖게 돼었다.

이제 영상이 가미된 TV개국은 더많은 독자들에게 더 빠르고 쉽게 뉴스를 전달할 수 있게 해주었다.

우리군민신문은 올해 2월 우리TV를 개국했다. 열악하다는 대명사를 지닌 지역신문에서 방송을 개국하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었다.

동종 업계에서도 지역신문사의 영상뉴스 안착을 위해 함께 손을 잡아 주었다.

내년 2월 개국 1주년을 남겨두고 맞이하는 2017년은 올해보다 더 활발하고 생생하게 영상뉴스와 라이브방송을 실시할 것이다.

이제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이것은 6년전 필자가 26세에 편집국장으로 역할을 하겠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그때 당시 여러 악조건을 탓하며 포기했다면 지금 필자의 모습은 보잘 것 없는 그 어떤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부담에 뛰어들고, 부담을 즐기는 것이 주특기인 우리군민신문 식구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언론은 일방통행을 할 수 없다. 국정도 군정도 일방통행이 아닌 국민과, 군민과 독자들과 발을 맞추고 같은 눈높이에서 보아야한다.

우리군민신문이 독자여러분들에게 받은 사랑을 다시 독자들에게 돌려드리는 프로그램을 앞으로 계속 선보일 것이다.

그것이 지역언론이 가야할 길이고 받은 사랑을 공유하는 길이기에...26살의 새파란 청년을 사랑으로 키워주신 우리신문의 독자 모두에게 무한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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