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태
우산종합사회복지관장

우리는 요즘, ‘누구를?’ 혹은 ‘무엇인가를’ 혐오 한다는 말을 너무나 쉽게 사용한다.

본래 혐오(嫌惡)라 함은 싫어하고 미워함, 자신에게 해로운 것을 밀어내고자할 때 발생하는 정서로, 어떠한 것에 공포,불결함 따위로 기피하는 감정이다.

다시말해, 혐오의 뜻은 대상을 싫어하고 미워하는 것으로, 어찌보면 그 대상을 제거하기 위한 ‘행동’이 전제되어 있는 강한 어조라고 하겠다.

예전엔 ‘혐오’라는 단어를 사람으로 대상하는 경우는 극히 낮았다. 혐오 시설, 혐오스러운 벌레 등에 국한되어 지극히 제한적으로 사용되던 단어다.

이 단어가 사람을 향할 때는, 혐오에 전제된 공포심, 불안전성 등에 주목하여 ‘혐오증’, ‘혐오 증상’ 등으로, 일종의 정신적 문제의 시선에서 접근하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인간이 인간에게,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혐오 한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성별이 다르다고 혐오, 성적 지향이 다르다고 혐오, 국적이 다르다고 혐오, 인종이 다르다고 혐오, 외모가 못났다고 혐오, 정치적 지향이 다르다고 혐오한다.

다르게 해석하면, 내가 배제되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을 열심히 배제하려는 ‘생존’의 몸부림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 사람을 혐오하지 않으면 내가 혐오의 대상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내가 먼저 나서서 규정(規定)해 버리는 것이 아닐까? 한국이 정 많은 사회라는 것은 이미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자살률이 세계 1위이고, 왕따 피해자들이 도처에 있으며, 사회 구성원 간 유대감이 가장 낮은 곳이 한국이라는 사실까지 드러나고 있다.

사회적 관계는 사회 구성원들이 어려울 때 삶을 지탱하게 하는 안전고리다. 이 고리가 약해지는 것은 개인적 불행을 넘어 공동체 자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OECD가 내놓은 ‘2015 삶의 질’ 보고서 중 사회연계 지원 부문에서도 한국은 꼴찌를 기록했다. 더군다나 가장 큰 문제는 이 사회적 관계 지수가 계속추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려울 때 기댈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사대상인 OECD 34개 회원국, 브라질, 러시아 중 가장 낮은 수치인 27.6%는 도움을 줄 사람이 없다고 대답했다.

지역주민 네 사람 중 한사람 이상이 곤경에 처해도 주변에서 도와줄 가족이나 친구가 없는 고립 상태에 있는 셈이다. 한국이 그만큼 외롭고 불안한 사회라는 것이다.

결국, 한국사회가 다원화, 개방화,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갈등과 분쟁’의 이슈가 다양해지고 발생빈도도 증가하면서 갈등과 분쟁을 해소하고 사회통합을 도모하기 위한 한국사회 관용(寬容) 의식의 수준 변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

공감(共感)’은 보편적으로 친 사회적 행동(prosocial behavior)의 동기 역할을 한다.

즉 우리가 타인을 돕기로 하는 결정을 할 때는 타인에 대한 공감이 우선한다. 다른 이의 관점이 되어 생각해 보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결국에는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한다.

단적인 예로, ‘공감(共感)’에 대한 좋은 사례로 탐스(Tom’s) 슈즈에서는 ‘슈즈랍(Shoe Drop)’ 캠페인 ‘원 포 원(one for one)’으로 한 켤레의 신발을 사면, 가난한제 3세계 아이 한 명에게 ‘새 신을 신고 뛰어볼 수 있는 기적’을 선사하는 사업을 전개하였다.

이러한 탐스만의 독특한 선한 브랜드 철학에 사람들은 공감하고 열광했다. 이렇게 독특한 제품과 브랜드 철학으로 불과 2년 만에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의미 있는 기부 취지에 공감하여 이루어낸 결과이다. 앞으로는 공감이 확대되어 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로 더불어 잘사는 사회적 변화까지도 기대한다.

혐오와 불안한 사회가 아닌, 새로운 지향점인 ‘사람을 잇는 공감능력’으로 사회적 긍정적 가치를 극대화하며, 동시에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활성화를 이루었으면 한다.

궁극적으로 시대 3.0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이성에 호소하던 1.0의 시대와 감성에 호소하던 2.0의 시대를 지나, 공감·영혼에 호소하는 3.0의 시대가 도래 하였음을 직시하여, 앞으로의 상호의존성 상호 조화를 이루며 정(情) 많은 한국사회를 다시꿈꾸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저작권자 © 우리군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