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윗 이빨 하나 없어야 미인

사진 속 아이는 윗 이빨이 있을까 없을까. 코나에서 만난 쟈키라는 7살 아이다.

부르키나파소가 기근과 가뭄, 내전으로 신음하는 나라이긴 하지만 엄연히 한 국가로서 당당하게 살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아프리카 하면 원시인 같은 원주민이나 토인들이나 사는 곳으로 잘못된 편견을 갖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절대 그렇지 않다. 이슬람교도가 많은 지역이지만 이곳 사람들은 맥주 마시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이곳 여성들은 얼굴을 가리지 않는다. 해질 무렵이면 모스크로 모여 메카를 향해 절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난하다보니 글을 못 읽는 사람들이 78%다. 필자가 있던 시골 코나 사람들은 90% 이상이 이른바 ‘까막눈’이었다.

그런 곳에서 어찌 사나하며 혀를 끌끌 찰지는 모르지만 순수한 마음과 인심, 욕심 없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서 그들 세상이 각박하지는 않다.

우리보다 훨씬 더 여유로워 보인다. 단지 먹을 것만 좀 더 풍족했으면 하는 아쉬움만 있을 뿐.

우리나라보다 더 큰 면적을 가진 이 나라는 ‘올곧고 강직함’을 자랑으로 내세운다. 국가명인 부르키나는 ‘올곧고 강직한 사람들’이라는 뜻이고 ‘파소’는 ‘조국’이라는 뜻이다.

세계 어디를 가나 여자들은 미인을 꿈꾼다. 이곳 부르키나파소 여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날씬하고 키 크고 섹시한 ‘쭉쭉빵빵’을 좋아한다. 서양식 미의 기준을 따라가고 있다.

이곳에도 예쁜 여자들의 특징이 있다. 놀랍게도 윗 이빨 하나씩이 없다.

우리나라 ‘레이디경향’ 같은 잡지의 표지모델도 이빨이 하나 없는 자세로 요염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렇다고 모두가 다 생이빨을 빼는 건 아니다. 돈이 없으면 빼고 싶어도 못 뺀다.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 시내를 걷다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젊은 여성들이 웃으며 걸어가는 데 다들 하나같이 이빨이 하나씩 빠져 있었다.

이상하게 생각하던 차에 같이 갔던 필립이 해준 말이 생각난다. “잡지모델을 보면 다 이빨 하나씩 없어요. 그래도 일반인들은 아파서도 못 빼지만 돈이 없어서도 못 빼요. 약도 없는데 마구잡이로 뺐다가는 큰일나죠. 여성들은 이빨 하나를 빼고 싶은 게 최고의 희망사항이랍니다”

마치 우리나라 여성들이 쌍커플 수술이나 눈·코수술을 선호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왜 부르키나파소 남자들은 앞 이빨이 하나 없는 여성들을 예쁘다고 할까. 이 나라 남자들도 독특한 취향을 갖고 있나보다. 하여튼 남자들이란.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겼다가 서둘러 잠을 청했다. 내일은 쟈키집 밭에 수수를 수확하러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허리도 아프고 손가락도 저리지만 힘들지 않다. 자원봉사를 하러 왔으니 보람있게 보내고 가겠노라고 다짐했다.

“1년 동안은 부르키나파소를 내 고향 땅이라고 생각하고 일하자. 그래야 힘들지 않게 일하고 무사히 귀국을 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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