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배 사장·편집인

계속되는 원전사고로 국회의원들의 감사가 진행됐던 몇 년전, 현장 감사차 한빛원전을 찾았던 국회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요즘도 이렇게 안좋은 도로가 있습니까”라고 반문할 정도의 한빛원전 진출입 도로가 시원한 4차선 도로로 거듭나게 됐다.

당시 한빛원전을 찾았던 강창일 의원은 “원전 진출입도로는 대형트럭이나 유사시 외부차량들이 긴급하게 출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오늘 우리가 왔던 도로는 두메산골 처갓집을 찾아가는 길처럼 구불구불 했다”며 혀를 내둘렀었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후 원전 대피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원전 주변지역의 주민들은 숙원사업으로 4차선 확장공사를 주문했었다.

영광군민들의 숙원사업이었던 원전 대피로 역할을 담당할 법성~홍농간 국지도 15호선 5.6km구간의 확포장 공사가 지난 2일 첫 삽을 뜨고 착공식을 가졌다.

주민들의 관심이 높았던 만큼 이날 착공식은 이낙연 전남도지사와 김준성군수, 김범년 한수원 부사장과 지역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원자력발전의 특수성 때문에 원전 진출입도로는 직선구간으로 계획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는 유사시 주민들의 신속한 대피와 긴급차량들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서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빛원전 진출입도로는 엿가락처럼 구부러져 도저히 원자력발전소로 가는 길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전국 유일의 마의 2차선 도로였다.

이번 공사는 국비 313억원, 도비 123억원, 영광군비 19억원, 한수원 368억원 등 총 823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공사이다. 오는 202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낙연 지사는 이날 착공식에서 “지역구 의원시절부터 10여년간 줄기차게 원전대피로의 4차선 확포장 공사를 주문했었는데 오늘에서야 결실을 보게됐다”며 “영광군민들의 숙원사업이 해결돼 기쁘고, 도지사로 있으면서 각별한 관심을 표했었는데 오늘 영광군민들이 축하하고 즐거워 하는 것을 보는데 참 감사한 날이다”며 기쁨을 표시했다.

김준성 영광군수는 “원전대피로는 인체로 표현하자면 혈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며 “오늘 시작되는 이 4차선 확포장 공사가 영광군민들에게 유시시 발생할 수 있는 불안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의미있는 시작이다”고 말했다.

이번 공사는 또 극심한 불경기에 빠져있는 영광군의 건설경기에 모처럼 단비가 될 전망이다.

영광군도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지역경제에 유기적으로 연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영광군의 건설업 종사자들은 “근래 대형공사들이 없으면서 외지로 나가야 할 정도로 힘들게 일 했었는데 이번 공사에 지역업체들이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조심스럽게 표현하기도 했다.

823억원의 공사가 꽁꽁 얼어있는 영광군의 건설경기에 순풍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

또한 이번 한빛원전 대피로가 대피로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반쪽짜리 도로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원전 정문에서 홍농까지의 2.7km 구간도 하루속히 공사에 돌입할 수 있도록 정부와 한수원의 결단을 촉구한다.

다행히 전남도에서 올해 해당구간에 대해 실시설계를 완료한 후 2020년 법성~홍농구간과 동시에 준공이 될 수 있도록 영광군과 함께 한수원과 협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홍농~원전 정문까지의 도로도 동시에 완공이 되어야 한다.

홍농에서 원전정문까지의 길도 대형트럭들이 거북이 걸음을 해야 통행 할 수 있을 정도로 불안하기 짝이 없는 도로로 정평이 나있다.

영광군민들은 이 도로가 완성되지 못한다면 원전대피로는 반쪽짜리 도로에 지나지 않을 거라며 걱정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동안 짝퉁부품, 불량부품의 사용, 지금도 원전 1호기는 복수기의 이음관 파손으로 가동이 중단돼있다.

크고작은 원전사고들이 줄을 이으면서 영광군민들이 입은 정신적 물질적 피해는 가늠하기조차 힘든 지경이다.

영광군민들이 생명을 담보로 하는 원전가동을 두고 유시시 대피로를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할 것이다.

법성~홍농간 4차선 확포장공사의 착공을 축하하며 영광군민들의 염원대로 나머지 2.7km 구간도 조속히 착공식이 거행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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