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배 사장·편집인

1986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한빛원전 1호기가 갑자기 멈춰 섰다.지난 27일 새벽 터빈을 돌리고 나온 증기를 물로 바꿔서 발전소로 보내는 복수기에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고압터빈과 복수기를 연결해주는 고무신축이음관의 파열로 복수기의 진공값이 떨어지면서 원자로가 자동으로 멈춰선 것으로 확인됐다.

원전측은 이 과정에서 ‘방사능누출과 같은 사고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원자로가 급격하게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원전측은 ‘이번 사고로 방사능누출은 없다’고 밝히지만 계속되는 원전의 급작스런 사고 소식은 영광군민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이번 사고도 지난해 5월 계획예방정비에서 점검을 한 사안인데도 사고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영광군민들은 불안해하는 것이다.

원전의 위험한 구조상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복구에 상당한 애로가 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발생한 후쿠시마원전 사고는 현재까지 진행형으로 완전복구까지는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릴지 기약도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금도 방사능에 오염된 오염수가 계속해 발생되고 있지만 어떻게 처리할지 계획조차 세우기 힘든 실정이다.

원전의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사전에 위험요소를 찾아내 제거하는 것이다.

100% 운전 중인 원자로가 급격하게 멈춰서는 사고는, 고속으로 주행하는 자동차가 급제동하는 것과 다름없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원전은 통상적으로 1년 6개월을 주기로 계획예방정비를 실시하고 있고, 이 정비 중에 해당 원전의 장비들을 점검하고 위험요소를 제거 하는 것이다.

원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복수기와 고압터빈의 신축이음관은 지난 5월 계획예방정비의 점검항목에 포함돼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점검항목에 있었던 부품이 원전운영 중 파손되면서 불시 정지됐다면 이는 검사를 완벽하게 수행하지 못했거나 점검하는 방법이 해당 부품의 이상을 발견할 수 없는 방식이었을 터이다.

원자력발전의 무서움이 여기에 있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항목들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는데서 오는 무서움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원자력사고로 기록돼있는 스리마일 섬의 원자로 터짐 현상은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해당 부위가 점검항목에도 들어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자로가 터지고 나서야 원전 냉각수에 의한 응력부식의 발생을 인지 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누설되는 냉각수가 원자로를 부식시키고 있었지만 이 모든 것을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알지도 못했다.

지금도 원자력발전의 원자로는 수만 가지의 부품이 결합된 체 인류에 필요한 전기를 생산한다며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원자력발전은 필연적으로 사고가 일어난다.어느 정도의 규모로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를 뿐이지 원자력발전이 가동돼는 한은 사고는 필연적이다.

스리마일 원전사고가 말하고 있고, 체르노빌 원전폭발이 증거하고 있으며, 후쿠시마 원전이 증명하고 있다.

원자력학자들은 다음사고의 발생지로 원자력발전 비중이 높은 프랑스나 우리나라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번 한빛원전 1호기의 원전사고는 어쩌면 예고된 사고일 수 있다.

상업운전을 시작한지 30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해당 부품을 교환하지 않았다.

아마도 원전당국은 해당 부품이 원전 가동 중에 파손될 수 있다는 사실을 파악조차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해 있었던 계획예방정비에서 쉽게 점검하고 넘어갔을 것이고 해당 부품이 원전의 정상운전 중에 파손된 것 아니겠는가.

원전측은 이번 사고로 방사능누출이 없었고, 해당부품을 교환하고 가동하면 될 가벼운 고장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영광군민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이번 사고에서도 볼 수 있듯이 원전의 사고는 전국 언론에 톱뉴스로 앞 다퉈 보도가 된다.

원전사고에 따른 군민들의 불안도 불안이지만 원전사고로 인해 전국에 ‘방사능’을 거론하며 보도되는 뉴스들은 농업군인 영광의 이미지에 심각한 상처를 입히고 있다.

영광의 특산품은 먹거리 식품들이 대부분이다.

연간매출 수천억에 달하는 굴비, 천일염, 모싯잎 송편, 태양초 고추, 민물장어 등 대부분의 특산품이 농수산물로 이뤄진 영광군은 대표적인 농업 군으로 꼽힌다.

‘이번 사고로 방사능누출은 없었다’는 듣기 싫은 소리는 그만 들었으면 좋겠다.

원전측은 계획예방정비의 기간을 원전의 대부분의 항목들을 안전하게 점검할 수 있도록 늘려야 한다.

원자력발전의 정비는 회사 이윤 때문에 계획예방정비까지 줄이면서 최소한의 정비를 해서는 안 된다.

충분하고, 완벽한 예방점검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계획예방점검의 기간을 검토했으면 한다.30년 동안 한 번도 교환하지 않고 사용하는 부품이 정상가동중 파손됐다면 이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해당 부품이 왜 교체부품에 포함되지 않았는지 다른 부품 중에도 이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항목은 없는지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계획예방정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과하지 않다는 게 영광군민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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